작성일 : 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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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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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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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치료시간을 기다리는 며칠동안, 더이상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그 날이 오늘일까, 아닐까" 하기도 했어요.
치료가 절실한 상태가 아니니 그만 끝낼까...한동안 생각해봤지만
뭔가가 아직 목구멍에 걸려있는 듯한 느낌에 당분간 더 받기로 결심했어요.
인간의 삶에 대해, 우주와 영혼에 대해, 신에 대해....
이 치료를 통해 이러한 부분들까지 종합적으로 다루어보고 싶은 마음에
중단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지금 이런 기회를 저버리면 언제 또 이러한 소중한 시간을 갖겠어요?
선생님께서도 오늘 치료 전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마음이 더 편해졌습니다.
토요일 낮인가..혼자 테이프를 듣다가 문득 "새로운 밭"이 떠올랐어요.
그동안 제가 품고 있던 자갈과 잡초만 무성하던 퍽퍽한 밭은
이제 청소가 많이 되어 땅은 촉촉해지기 시작했고,
파란 싹들이 하나 둘씩 돋아나고 있는 중이에요.
새 밭을 받았으니 이제 나머지는 제 몫이에요...
"빛"을 주어 땅을 기름지게 해서 잎과 열매를 맺게 하는 일.
앞으로도 간혹 또다른 풍파가 올 지도 모르지만,
저에게 용기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치료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편하게, 가볍고 밝게,
환하게 저를 대해 주셔서 잔잔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선생님께서 밝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도 좋아졌구요^^
그러면서 새삼스레 지나간 제 고통의 시간들이 느껴졌어요...
그것들이 있었기에 최근 일상의 소소함마저도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니...
이럴 수록 더욱 겸손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빛" 생각을 하는 것도 잊지말고 챙겨야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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