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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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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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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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설 명절 잘 보내셨어요? 저는 그동안 몸 여기저기가 아파서 좀 힘들었
습니다.
몸에 통증을 없애주는 기능이 마비된 듯 심지어는 뼈마디가 붓고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좀 위축되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께 너무 춥고 아파서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타 왔는데, 제 안에
있는 녀석의 말에 따르면 그 녀석이 실제로 아픈 거래요. 그래서 나도 같이 아
픈 거라고. 그래도 당신은 약 먹으면 괜찮아지지만 자신은 계속 아프다고 그러
대요. 뭐 상관은 없습니다. 요즘은 그 녀석의 말을 거의 무시하는 편이니까요.
하여튼 약 먹고 좀 괜찮아져서 오늘부터 출근인데 첫 날은 잘 하고 왔습니다.
요즈음은 빛 상상 하면서 "사랑은" 이라는 복음성가를 마음 속으로 부릅니다.
선생님 테이프 틀어놓고 또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거죠.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 " 그러면 기분이 좀 좋아
지는 것 같아요.
물론 선생님 생각도 많이 합니다. 지난 번 치료받으면서 두 가지를 느꼈는데
요.
한 가지는 제가 좋아지는 걸 선생님이 저보다 먼저 아시고 또 저보다 더 기뻐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제 느낌인데요. 치료 진행 과정에서 선생님 모습이 전보다 더 부드러워지
시고 온화한 표정으로 저의 치료를 지켜보시는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모습 같았습니다.
두 번째는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마음을 떼어 제 안에 있는 존재에게 따라 같
이 있도록 한다고 말씀하실 때 정말 선생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고 확신이 들
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나를 사랑하신다는 느낌이요. 그런 말
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듭니다. 사랑이 많으신 분만 하실 수
있죠.
이제 조금 힘들어도 그것은 다 치료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도 이
제 좀 더 자주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어진 것도 너무나 고마운 일입니
다. 전체적으로 걱정이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또 다음 주면 선생님을 뵐 수 있군요. 겨울에 치료 날짜가 정해지면 가장 걱정
하는 게 날씨입니다. 혹시 눈이 와서 길이 막히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들지
요. 그래서 며칠 전이면 장기예보를 보고 눈 소식이 있으면 기차표를 끊으려
고 준비한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단지 처음 선생님 치료 예약하러 정말 다 망가진 몸과 마음 가지고 아내와 같
이 새벽에 올라왔을 때는 비가 정말 많이 왔습니다. 그 이후론 날씨가 다 좋아
요.
선생님 희망을 가지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봐 왔던 모든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일들이 제 자신에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즐거운 마음으로 선생님 뵈러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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