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stomer > 게시판 > * 편지
U.S   ♥ 당신의 치유의 과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logo

게시판


 
작성일 : 03-10-16 00:00
* 편지
 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306  
사랑한다는 것이 무얼까? 저는 그런 의문을 많이 가져요. 이것이 사랑이
다. 하고보면 매번 아니더라고요. 술에 취해 알딸딸하다가도 더 먹어버리
면 머리가 아프고, 술 기운이 없어지면 언제 내가 그랬나싶고, 오히려 그랬던
내가 초라해 보이는 것처럼, 제게 있어 사랑은 하나의 해프닝 같았어요.

남들은 사랑은 희생이라고, 그러니 고통이 따르더라도 사랑해야 한다고 흔
히 말하죠. 하지만 저는 그래야 하는 이유를 몰라요.

설혹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도 내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몰라요. 그
부분 만큼은 멍텅구리예요.

그런데 제 무의식이 말하네요. 사랑한다는건 감성이 살아나는 거라고, 감성
이 오염되지 않고 건강해지는 비결이라고요. 그래서 사랑하고 싶데요. 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표면의식과 잠재의식이 분리되었다까지 선생님께 말씀드렸죠? 낮에는 표면의
식이 잠재의식에게 말을걸고 잠이 들면 잠재의식이 표면의식에게 답을해
요. 어제 밤에는 큰 언니가 인형을 들고 있는 작은 꼬마와 손을 잡고 걸어
가는 그림자를 보았어요. 그런데 그 꼬마가 빛이 너무 밝데요. 그동안 그 꼬마
가 어둠 속에만 있어놔서 밝은 것에 익숙치 못한 것 같아요. 그 어둠에서 간
섭하는 빙의기운에 얼마나 시달렸을까 생각하니 너무 안스러웠어요.

인형을 가지고 있다는 건 외롭다는 상징이 아닐까 해요. 사랑해야 하는 이유
를 찾기 위해 철저히 외로웠던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