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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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지 기고문 - 인간관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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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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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살아 본 서양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의 끈끈한 가족관계와 깊은 정
(情)을 부러워한다. 지나칠 정도로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서양의 가족관계
에 비해 씨족사회(?)비슷한 형태의 밀착된 한국의 인간관계는 여러 가지 면에
서 더 따뜻하고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에서는 인간적 의리
와 인연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개개인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사
고를 하기보다는 자기가 속한 집단의 가치관을 비판의식없이 따르거나 못마땅
한 것이 있어도 억지로 참고 순응하려는 노력을 강요당하기 쉽다.
우리 사회의 밀착되고 수직적인 인간관계가 실제로 큰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
는 아주 흔해 정신과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독선적이고 집착적인 부모나
가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나이 든 부모가 이미 오래
전에 성인이 된 자식의 생활에 일일히 참견하며 이래라 저래라함으로써 큰 부담
이 되거나, 다 자란 자식들이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
는 것, 상사의 눈치를 살피느라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 힘든 직
장풍토 등이 심하면 불안이나 우울같은 정신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가정밖의 사회에서도 나이와 서열을 지나치게 따지고 할 말이 궁하면 "어린 것
이 건방지다."는 식으로 입을 막아버리거나 학연이나 지연에 따라 끼리끼리 모
여 패거리를 만드는 것 또한 한국적 인간관계의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다.
이런 폐단을 극복하고 원만하고 평등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관
점과 가치관을 존중해주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모든 문제와 상황을 바라봐주
는 태도가 꼭 필요하지만 이런 태도는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어릴 때부
터 그런 태도를 가진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당당하게 자기 의견
을 위축되지 않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닥쳐도 훌륭하게 이겨나갈 수 있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창의력으로 자기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항상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 자
기가치와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늘 불안과 불신을 마음속에 숨긴 채 살기 쉽
다. 따라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비난보다는 충분한 칭찬속에서 자랄 수 있도
록 배려해주고 남을 존중하고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를 제대로 가르쳐준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를 신뢰하며 자율적이고 독립적
인 태도로 살아갈 수 있고 남도 자신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
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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