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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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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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
 조회 : 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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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낸다고 메일 드린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다시 편지 올리네요.
어제 엄마께서 **대 병원 신경정신과에 다시 입원하셨습니다.
올해만 2번, 최근 몇년 동안 여러 번 입니다.
엄마의 우울증으로 수 년 동안 맘고생 많이 했는데요,
선생님께서 예전에 게시판에 올려주신 "쿨한 사랑"이 계속 떠오르는 요즘입니
다.
주위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는 엄마.
자식들에게 의지하고 싶어서 곁에서 살고 싶다는 말씀.
혼자서는 산책도 못 가시겠다며, "운동 하세요" "무언가를 배우보세요"라는 권
유를 내치시고 엄마의 아픈 곳과 감정 상태를 만날 때마다, 전화로 도돌이표 노
래 부르듯 되내이시는 태도...
바쁜 시간 쪼개어 동생과 함께
2주에 한 번씩 만나서 식사하고 시간 보내는 것이
당연하고 심지어 부족하다는 말씀이 상처가 됩니다.
(더 잘 해주지 못하는 사위들이 냉정하다는 말씀까지.. 얼마나 더 잘 해드려야
하는 건지요)
사춘기 아들이 "비심인성 흉통"으로 인해 함께 아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씀드려도 엄마만 신경 써주고 바라봐주길 바라시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또
서운했습니다.
혼자서는 입맛 없다는 말씀이 공감이 되면서도 누군가와 만날 때는 갑자기 식욕
이 돌고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시는 모습에 안스러움 보다는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요?
결국 뇌? 호르몬?의 문제인지 외롭다는 자기 연민으로 인한 것인지.. 입원하게
되셨습니다.
"쿨한 사랑"을 읽었을 때 머리를 돌로 맞은 기분이었는데..
그것을 실천하는 데에 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몇 생애가 소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에게 느끼는 피해의식의 원인이 "내가 무언가를 해결해야 하고 같이 아파해
줘야 않을까"는 나의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참으로... 착찹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과의 치료로 제가 얼마나 강해졌는지요.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마다 눈물을 닦고 얼른 빛으로 정화합니다.
그러면 금세 평정심을 찾게 되죠.
엄마에게는 조금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몇 번 말씀하셨지만, 우둔한 저는 도리에 얽매여
그동안 머리로만 이해했지, 엄마와 저의 성장을 위한 "쿨한 사랑"을 진짜 실천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같이 사는 건 지금 힘들 것 같아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당연히 "자식인
데.. "라며 엄청 서운해하셨구요.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확인하는 습관.. 여전하죠 샘?^^;)
새삼 느끼지만 제 평생 최고의 행운은 선생님을 찾아간 것입니다.
제 스스로 강건해지고 지혜를 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엄마를 보면 일반적인 신경정신과 치료의 한계성을 많이 느낍니다.
무척 친절한 의사 선생님과 약물 치료로는 "영혼의 치료"가 어려운 것 같습니
다.
아들은.. 꼭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제가 경험했거든요.^^(잘 안 되면 아들과 함
께 찾아뵐께요)
바쁘실텐데 너무 긴 글 드려 죄송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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