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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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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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2,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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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시험 잘 치렀습니다.
우선 가답안이 발표되었는데요, 제 처지에서는 고득점이라 할 정도로
충분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혹시 답안지 작성에 실수가 없었는지 조금은 걱정이 되고요,
합격자 발표가 50여 일 남았는데, 그 날까지 길게 느껴지네요.
주위 분들이 축하해 주시고 좋아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은데요,
한편으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일을 시작한다면 여러 가지 작성하는 것들
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공포감이 큽니다.
시험 전 날 잠이 안 오더군요.
시험 당일 아침 일찍 약을 두 봉지나 먹었는데도 초긴장 상태가 계속 되었습니
다.
당시에 누가 제 얼굴을 봤다면 너무 굳어있어서 단번에 알아챘을 겁니다.
시험 시작 종이 울리고 양 손바닥엔 땀이 흥건한 채로 문제를 풀어가기 시작했
는데 문제 난이도가 한 과목 빼고는 평년 수준 이하라서 조금은 안정이 되면서
잘 치렀습니다.
행운도 따라주었구요.
초긴장, 극도의 불안 상태였는데도 답안지 작성할 때 손은 크게 떨리지 않았습
니다.
선생님께서 잘 아시다시피 그 부분이 제가 가장 두려워한 부분이었잖아요.
답안지 작성할 때 손을 크게 떨지 않고 제 이름과 수험번호를 잘 썼 습 니 다.
지금 눈물이 나려 합니다.
눈물.......
서러움? 괴로움?......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있는 일만 일어난다는 진리(?)를 꼭 믿고 싶습니다.
제가 그 일을 시작하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감당할 수 있는) 때가 된 거겠
죠?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공포스럽습니다.
선생님께 치료받은 지 몇년이 다 되어가네요.
.....................
생각하기조차도 싫은 지난 수십 년의 삶.
어떻게 버텨 왔는지.
아마 선생님을 처음 찾아 뵈었을 때가 제 스스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였
을 겁니다.
모든 것은 완벽한 순간에 완벽하게 일어난다......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난치(불치?)병을 단 몇 번의 치료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치되는 사람들과 저
를
아직도 비교하게 되네요.
너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씌워진 카르마가 무엇인지, 언제 그 카르마에서 벗어날지.
선생님께서 언젠가 그러셨죠.
열 번, 백 번, 천 번, 아니 평생을 찍자구요.
아직도 갈 길(치료의 길)은 참으로 멀지만 저로서는 엄청난 성장을 했다는 사실
을 잊고 있는 때가 더 많네요.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겠죠?
그 기대치가 치료에 있어서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빛 상상을 해야겠죠?
다음 달에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편지 내용이 실리고 싶습니다.
이 편지를 읽는 사람들 중에 제가 눈물나려 했던 순간의 부분을 읽는 때
눈물 흘릴 사람이 꼭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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