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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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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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2,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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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 환자 입니다.
선생님께서 예언(?)하신거 처럼 훈련소는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오히려 걱정했던것에 비해 아무 사고가 없었던게 허무할 정도로요.
훈련소에서 약물복용을 하면서 불면증내지는 심한 신경증들이
오히려 호전되서, 오히려 약을 줄이거나 안먹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또 갔다와서 갔다와서 느끼는변화는, 걱정이나 의심 어두운 생각들이 움직이는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는 그런느낌이에요.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회복할수 있는
힘이 훨씬 덜 분산되고 있는것 같고요. 아무래도 훈련소의 생활이나 그전에
겪었던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다른 비생산적이고 어두운 생각들을 할 틈을 주지
않아서, 그 제약들에 익숙해져 에너지를 집중하게 해줄수 있게 된게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드네요.
또 마음이나 몸에서 일어나는 어두운 징조들을 발견하면 기다리면서, 지켜보면
서 넘기는 능력도 좀더 키워진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성장, 내지는 회복할수 있
는기반이 다져진것 같네요.
빛 상상을 하면서도 정말로 "이번엔 잘됐다" 라고 느낀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아직 마음이 편하진 않네요, 그전에 가졌던 어두운 생각들이 이미 물질
화되어서 현실에 자리잡고 있어서.. 고통을 주는것 때문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문제라던가,. 삶의 낙이 사라졌다던가.
도저히 뭔가 즐겁다고 생각할 어떤것이 다 사라져버렸어요. 웃으면서 즐길수 있
는 상황들이야 가끔 느끼지만, 특정한 일에 대한 열정이라던가 즐기고 있는 무
엇들이 전부 사라져버려서 공허한 느낌이 드네요. 만나면 즐거운 누구도 없
고,..
삶의 꽃이라고 할수 있는 이런것들을 다시금 회복하려면 어떻게 얼마나 기다려
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걱정한다거나 빠져나갈 궁리를 이것저것 해본다는것이
잘못하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걸 느끼고 있기때문에 최대한 밝게 마음 가지면서
조심스럽게 상황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익근무를 하게 되면서 선생님께 치료를 받을수 있는 날이 아무리 빨라도 내
년으로 잡혔습니다.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 보다는 스스로 상황을 자연스럽게 지켜보며 상황
을 호전시키는 기회가 왔다고 좋은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대로 그냥 회복이 끝나버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아쉬움과 걱정도 있습니
다. 제가 겪는 상황의 호전에대한 욕구만큼이나 "최면 치료" 자체에 대한 욕구
도 많거든요.
음.. 어쨌던.. 어떤 책에서 봤던것 처럼.. 결과적으로는 좋은쪽으로 흐를수 밖
에 없겠죠?
그럼 선생님 다음에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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