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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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면의학 - 기술신용보증기금 사보 9, 10월호(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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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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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최면이라는 현상에 대해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상태
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거나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다.
TV에서 보여주는 최면시범은 최면이라는 현상이 마치 마술에 걸리는 듯한 신비
롭고 위험한 상태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장면만을 연출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이렇게 최면에 대해 왜곡된 모습만을 보여준 결과, 사람들은 최면
을 이용하는 여러 기법들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
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아직 최면의학이 널리 퍼지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 중 최면을 제대로 활
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가 무척 드문 것이 현실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최면의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질병과 증상치료에 최면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특히 정신과
영역에서의 최면 활용은 기존의 다른 치료법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많은 증상과 문제들을 풀어주고 있다.
최면이란 한 마디로 말해 잠들지 않은 채 "뭔가에 몰입하여 빠져있는 상태" 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영화나 운동경기에 몰입한 관객들이나 독서나 공상에 빠
져 있는 모든 사람들이 최면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평소의 긴장과 경계, 계산과 분석, 비교하고 추론하는 의식의 기능이
어느 정도 느슨해져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감정과 갈등, 해결되지 않은
불안의 원인과 잊었던 기억들을 보다 쉽게 떠 올릴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결국 그 사람의 내면에 숨어있던 많은 자료들이 밖으로 드러남으로써 문제의 원
인과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최면 상태에서는 사람의
의식상태를 변화시켜 평소에 민감하게 느끼던 통증이나 불안을 별로 느끼지 못
하게 해 줄 수 있어 마취제를 쓰지 않고도 통증없이 이를 뽑거나 수술을 하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등 갖가지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조절하고 호전시킬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내면의식이 가지는 엄청난 힘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최면을 이용한다면
환자치료만이 아니라 일반인의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긴장이완과 불안감소, 집중력 향상으로 인한 학습이나 업무효율의 상승 등이 가
장 흔히 기대할 수 있는 효과지만 쓰는 기법과 목적에 따라서는 인간내면의 무
한한 깊이를 탐구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최면이다.
자기 최면과 타인 최면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최면유도 기법을 배우는 것은 간
단한 일이지만 최면을 제대로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
다. 특히 어떤 목적을 위해 최면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최면기법 만이 아니라
그 목적을 이루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신과 환자의 치료에 최면을 이용하려면 치료자는 최면에 앞서 환자
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신치료적 지식과 경험을 풍부하게 갖
추고 있어야 하며 다른 치료기법들 또한 익숙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최면치료
를 시작하기 전 최면에 대한 이론과 실제지식을 환자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전달하고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대화를 통
해 치료자와 환자간의 상호이해와 신뢰를 다지지 않는다면 최면이 아무리 좋은
치료기법이라 해도 제대로 진행되기도 힘들고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없는 것이
다.
일반인들이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TV에 소개되는 최면시범을 보면 단 몇 번의
최면시술로 담배를 끊고 살을 뺄 수 있으며 공포증 등을 치료한다는 주장을 하
는 최면시술자를 가끔 보게 되는데 이런 주장은 현실과 무척 동떨어진 것이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복잡하게 얽혀있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치료시도는 언제나 수박 겉핥기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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