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9-14 00:00
*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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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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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몇 살이던가?
초조할 것도 없을 듯 싶지만 이 나이가 되도록
나는 내가 추구해오던 것을 도대체 느끼기라도 하는 것일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황 속에서 어정쩡하기만 하다.
그랬다..그냥 그냥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막연함인가.
일상이 道라면서 시간을 도적질당한다..스스로.
여릿여릿 시간이 맴돌면서 사라지는 순간에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바라보고만 있다.
아주 작은 분별을 가져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듯 하여
도 쉽사리 비교격 속에서 동화되기 일쑤이다.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 관조한다는 것을 현실 속에
서 빠지지 않고 바라본다는 것이지 진흙통에 얼굴까지 처박으라
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랜 시간 기도 속에서 지내기로 하였지만 매순간 나는 기도
하고 있던가.
몇 초마저 아껴 오로지 신의식 속에서 살고자 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진정 내가 신의식에 살고 있다면 진흙탕 조차도 신성하게 여
기지 않을 것인가.
그것조차 필요했을 터이니.
하지만 나는 나태해지고 있는 듯하여 슬프다.
이런 나태 속에서 나는 삶의 목적성을 얼마나 잊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을까..
언제 귀기울일 시간에 사람들과 아니면 내 생각 속에서 부대
끼며 살아간다. 현실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시간과 공간
을 가르며 내 영혼의 속삭임을 듣고 있지 않은 듯하여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오늘은 무척이나 슬프다..
어느 노인은 평생을 바쳐 헌신을 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아무 것도 자신의 육체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고
오로지 신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나는 오만하게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자신은 신
의식 속에 살고 있는가.
부끄럽기 그지없구나.
현실을 전부라고 생각하고 안주하면서 신에 대한 질투만을 일
삼고 있다.
나만을 더 사랑해주기 바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을 찾아나서야 하지 않았던가.
나의 그릇됨 속에서만 실망이 있을 뿐이다.
아무도 실망을 주지않는다.
내가 찾아 실망할 뿐이다.
선생님, 휴일의 마지막을 잘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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