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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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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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2,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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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히 지내시지요? 겨울방학때쯤 한국에 가면 꼭 한번 뵙고 싶어요. 제가 좀
변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도 하고 싶고, 최면치료가 아니더라도 전 선생님과 대
화도 하고 싶어요. 전 최면치료 보다 때때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서
더욱 평온함을 느꼈거든요.. 제가 질문을 하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을땐
혼자 빛 상상하는 것 보다 안정되고 뭔가 이슬같은 것들이 몸 위로 내리는 것
같았어요..
지금은 책을 읽다가 갑자기 선생님이 생각나서, 진심으로 감사한 생각이 자꾸
북받쳐서 메일을 씁니다.
항상 메일을 보낼때면 저와 같은 수많은 환자들이 선생님께 무슨 도움이 될까?
과연 "도움"이라는 단어를 쓰기조차 민망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감사해하는
마음이나 의지하는 마음 조차도 선생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될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왠지 사랑이란 대등한 관계에서만 줄 수 있다는 생각
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정말 그런 걸까요? 그렇다면 영혼이 가냘픈 사람은 다
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긴 힘든 걸까요?
요즘 제겐 좀 자그마한 변화들이 생기고 있어요. 미심쩍긴 하지만, 의심조차
도 믿음으로 바꾸려하고 있습니다. 그것 자체도 자잘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 같
아 조금 고무되어 있기도 해요.. ^^
너무 조급하게 서둘렀던 것이 오히려 내면으로나 성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게
만든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도 자주자주 급한 마음이 들곤 하지만
요샌 그 때마다 아마 곧 보일 거야, 분명히 가장 괜찮은 방법이 좋은때 생각날
꺼야 라고 믿습니다. 내게 가이드와 같은 존재가 있어 잘 임무완수(!) 하도록
언제나 있을거야라고도 거의 인제 믿고 있어요...
며칠 친정문제로 가슴이 꽉 막힌것 처럼 실제로 명치끝이 무거웠더랬어요. 부
모님 관계나 엄마에 대한 제 복잡하고 아픈 감정들, 아버지에 대한 애증들, 이
런 문제로 항상 어렸을때부터 힘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그전엔 이런일이 있으면
혼자서 많이 견디기 힘들었었어요. 공격적이고 혼자서 상상하고, 미워하
고,... 그런데 치료받으면서, 또 지금은 제 자신이 괴로운 감정에 휩싸여서 마
구 혼란스러운 것 보다 차라리 엄마를 위로하면서 도움을 주면서, 오히려 힘을
주고 있어요. 제 자신은 평온하면서요...
사실 항상 엄마와 저를 동일시 해서, 그 분이 그렇게 가슴이 아픈데 제가 평
온할 수가 없었어요. 죄의식이 들어서... 그 대상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슬퍼하
고... 그런데 지금은 죄의식 없이도 그분을 위로하고 사랑하고, 또 그 문제에
영향을 덜 받네요. 비록 가슴이 눌리는 듯 해도....
또 미묘하고 아주 미세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도 어디선가 전해집니
다.... 아 실은 그게 가장 기뻐요.. 그리고 눈물도 참 많아져요... 가슴이 찢어
지는 슬픈 눈물이 아니라, 그냥 전해지는 감정에 대한
눈물..
너무 말이 많죠? ^^ 죄송해요 그래도 나눌 사람이 참 드물어서요..... 제 상
태나 생각을 체크받고 싶은 마음이 참 큰데... 그게 가장 궁금해요.... 참, 혼
자 지내는 버릇에서 조금씩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시도도 하게 되었어요. 영적
인 문제에만 자꾸 몰입하고, 실제 다른 사람들에게서 고립되어 있는 것도 건강
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무엇보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조금씩 들었답
니다...늘 정신적인 문제나 영적인 고민으로 심각하게 지내지만 말고, 별거 아
닌 걸로도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웃고 가볍게 즐거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
고, 그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만남에 약속을 하고, 전화를 하고, 그랬어
요. 으으 그게 제겐 참 많은 용기가 필요했답니다.. (만남을 정해놓고 나자마
자 다시 드는 망설임이랑 그런 것을 좋을거야하고 다시 생각하는데도 몇번이나
애썼어요).. 그래도 시도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제발 다시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아직은 대체로 조심스러워요...
지금 바바라 앤 브랜넌의 "기적의 손치유"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전에
사서 대충 읽었는데, 얼마전부터 손에 집히더니 집중해서 열심히 읽게 되네
요... 재미있어요.. 이런 책 괜찮겠죠?
선생님,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그냥 그럴려고 메일 써서는 또 제 얘기 장황
하게 주욱 늘어놨죠?
ㅜㅜ....
언제나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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