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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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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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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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안녕하세요....저 ** 에 사는 *** 입니다.
너무 오랜 만에 인사드리는것 같아 죄송한마음 그지 없습니다...오늘이 벌써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데 추석 잘 보내셨죠? 바쁜일상속에 모처럼 주어지는 편
안한 시간인 듯 합니다.
제가 군복을 입고서 박사님을 처음 찾아뵜었는데 어느덧 햇수로는 5년이란 세
월이 흘렀네요...처음 치료에서부터 올해 4월 그동안의 치료를 종료할때 까지
의 기억들이 가끔씩 생각나곤 합니다...
처음 박사님을 찾아 뵜을땐 사실 책에서 소개된 몇몇 환자들처럼 한번의 치료
로 모든게 해결되길 바랬던게 사실입니다......하지만 제 경우는 달랐었죠...
가끔 그런사실이 너무 힘들고 답답하기도 했었습니다..근데 지금와서 보면 오
히려 더 잘 된 일 같아요...무엇보다 박사님하고 오랜기간 만날수 있게 되었
고, 그런만큼 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으니까요...
언젠가 박사님이 이런말씀을 하셨는데..."수도승이 하루아침에 도를 깨달았다
고 해서....그리고 제 문제가 모두 해결 됐다고 해서....삶이 크게 변화되는
건 아니라고...."
박사님 말씀이 맞는것 같아요...치료를 종료한 지금 저는 예전에 느꼈던 정신
적 육체적 고민 대신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고 해결하려 애쓰는 제 자신을 봅니
다. 저 뿐만 아니라 아마 모든 사람이 마찬 가지 이겠죠..^^때론 그런 과정들
이 너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살아 있음이 한없이 감사하기도 합니다.
치료를 잠정적으로 종료하면서 집에오는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에
한 가지가 마치 군대를 가는 느낌이었어요...부모님의 보살핌을 떠나 알 수 없
는 불안감으로 낯선곳으로 향할때의 느낌 같은거... 그동안 박사님의 보살핌
이 너무도 컸었나 봐요. 하지만 지금 제 몸과 마음의 상태는 그 어느때 보다
좋습니다. 가끔 엉뚱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작은 유혹에 빠지기도 하지만 여
느 사람들과 같은 평범한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사람들과 똑같이 평범하다는
게 예전엔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가지 작은 소망이 있다면 박사님과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박사
님이 역설하시는 "빛"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빛"에 대
해서 아직 많은걸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건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는 사실 입니다. 이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죠 박사님?
제게 빛의 존재를 일깨워 주셔서....그리고 살아간다는게 어떤 것인지를 느끼
게 해 주신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분명히 앞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에 울고 웃고 하겠지만 저 잘 해나갈수 있을 것 같아요....제가 너무도
힘겨우면 찾아갈 박사님도 계시니까요...^^
예전 같으면 이 세상에 아픈 사람들이 하나도 없기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도한다며 인사를 했을텐데,,,,지금은 그런 말 하고 싶진 않습
니다....그러면 이 세상에 온 의미가 아니 우리가 택한?삶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요...
박사님 항상 몸 건강하시고, 박사님이 사람들에게 주는 만큼 박사님 자신도 그
렇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앞으론 지금보다 더 자주 연락드리고, 조만간 한번
찾아 뵐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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