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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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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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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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치료 받고 돌아온 *** 입니다.
우선 귀한 시간 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리고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내내 붕붕 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선생님 테잎으로 혼자 최면을 연습해 본 적은 많이 있었고, 제 느낌에
도
약하게나마 최면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적도 있었지만 지금같은 느낌은 처음이었
습니다.
아까 선생님께서 제 영혼의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하셨을 때, 저는 너무나 맑은
정신상태였기때문에, 어? 먼저 최면을 거는 게 아니었어? 하고 깜짝 놀랐고 당
황했습니다.
뚜렷하게 떠오르는 영상은 없었고 계속 잡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 자기 방어 시스템이 너무 견고한 것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 계속 밝은 빛을 채워 주실 때에는 제 육신을 초월한 듯한 느낌과 정
말로 강한
빛의 느낌이 왔습니다.
집에서 혼자 테입을 들으며 최면 연습을 할 때에는 그 정도의 단계가 되기 전
에 강한 두려움이
컸었습니다.
제 의식이 방어하는 것인지, 뭔가 두려워 하는 과거가 있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
지만
아무튼 몹시 두려워지는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의식이 표면으로 떠 올라서 정신을 확 들게 하곤 했습니다.
아까 선생님께서 편안한 빛으로 치유를 해 주실 때에는 너무나 마음이 놓이고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이 온 몸을 감싸 안는 것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이 행복을 어머니에게도 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어머니 모습을 계속 떠
올리려고
애썼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는 마치 죽은 듯 어두운 얼굴로 누워 계신 모습
만 떠올라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어머니와 하나가 된 듯한 상상을 하면서 제 몸의 빛으로
어머니를
같이 치유한다고 상상했습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뚜렷한 어머니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고 급하고 간절
한 마음에
어머니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심상을 떠올린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되는 것이
었는지
어머니에게 제 염원이 전해지고 어머니 영혼이 빛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해 보았는데 아까는 주무시고 계셨고, 아직은 잘 모
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어머니 영혼을 치유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려고 합니다.
제가 아까 그 맑은 정신상태에서 본 것이 정말로 저희 어머니와 저의 영혼이었
을까요?
제 의식은 아니야, 아닐 지도 몰라 라고 말하지만,
평소의 제가 전혀 하지 않던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을 스스로 관찰한지라
지금은 너무나 어리둥절합니다.
저는 제 아버지와 저의 영혼이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을 훨씬 많이 했거든요.
아버지가 저와 제 가족에게 저지른 악행, 사실 저는 다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
다.
저 또한 아버지의 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잔인한 성품을 물려 받았거든요.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건 저희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주 총명하시고 예의도 바르시고 이성적이신, 그리고 정말 어이없게도 눈물도
많고
인정도 많으신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총명하셔서 다른 사람의 단점을 용
납하지
못하시고 평생 외로우셨습니다.
다만 저는 여자이고 또 부모의 사랑 아래 컸기 때문에 그 안 좋은 성향들을 많
이 억누르고
살아온 것 뿐, 바탕은 똑같은 영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분이 왜 그렇게 사셨을까 생각하면 너무나 가엾고 미안한 한 편, 나의 또 다
른 모습같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저의 지금 모습도 저희 아버지가 살아오신 길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까 치료 중에 저 앞에 보인 영상은 제 어머니의 영혼과 제 영혼이 마
치 한 뿌리를 가진
두 개의 서로 다른 열매처럼 한자매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황망 중에 그런 황당한 생각을 한 것인지, 좀 어이가 없습니다.
제 영혼도....
발레리나!!!라니!!!
한번도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제가 말하면서도 저도 웃음이 나올 뻔
했습니다.
뚜렷한 영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느낌들일 뿐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멍멍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다가 갑자기 졸음이 마구 쏟아지
기도 하고
멍하니 정신을 팔다가 길을 잘못들기도 하고, 마치 최면 상태인 것처럼 멍했습
니다.
생명의 빛이 몸에 가득해서, 마치 수소풍선처럼 떠오르는 것일까요
한편으로는 머리가 아프고 잠이 덜 깬듯 무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뭐라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떨립니다.
몽롱한 중에 들었던 선생님의 따뜻하고 확신에 찬 음성,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항상 큰 힘과 도움이 됩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엄청나게 밀려들지만
우선 집에 오자마자 이른 저녁을 먹고 선생님께 이 편지를 씁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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