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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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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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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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었던 장마철엔 왜 이리 비만 오누~했는데... 결국 올 것이 왔네요.
어김없이. 짧은 여름이라지만, 더위를 이기는 것이 녹록하지마는 않지요.
치료실에서 대부분을 보내시는 선생님은 더위도 잘 못 느끼실 것 같기도 하지
만,
무더위에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어요...^.^*
아이들이 방학이라 이리저리 시간이 잘두 가네요. 하는 일 없이.
할 일은 태산인데.........요즘도 책 한 줄 못 읽는 맘상태라~
늘...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지만, 제자리 걸음만 하는 것 같아
요.
선생님과 치료 시간에 나눴던 대화를 반추하며...
비로소 또 한 가지를 알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자존감이 낮다고 하셨었죠.
물증없이 심증만 있는 경우처럼, 그렇게 뚜렸하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었어
요.
물론, 바로 수용은 했지만...제대로 지각하진 못했지요.
항상 저처럼 무례한 대기환자는 없을거라 생각했고,
제 기준에선... 이보다 더 들이대는 환자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상담샘두 바로 반응하는 것이 문제라 하셨고...제가 무엇을 못했을까 생각했어
요.
사실, 남편 대학친구 와이프들은 저만 빼고 다 같은 *사입니다.
친하게 지내는 커플들...또 다른 친구들 모두.
몇 년전에 5쌍 정도 모여서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남편 친구가 저 보고 짱~을 하라 하더군요. 물론 저만 *사가 아니었지요.
가끔 대화에서 소외될 때가 있었지만...전업주부로서 꿀린 적은 없었어요.
차라리 희소가치를 느끼며 뿌듯해 했지요~^^
사회에서 원하는 실력이나 위치는 모르겠지만 , 인간적으로 자신이 있었기에.
다른 모임에서도 거의 저의 팬클럽 수준의 지지를 받았고,
존중과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채워 주지는 못했지만...이런 자뻑적인 분위기로
저의 참 모습을 감추고, 위로하며...모래성을 쌓고 살아 왔기에.
선생님의 말씀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말씀이 무슨 뜻이였는지를 알았어요.
행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동 그 뒤에 숨어있는... 제 자신의 의식상태.
그러니까 어떤 의식으로 행동 했는가의 문제였다는 것을.
그러면서 지난 일 년 동안 선생님과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았고,
상처가 있었다면...그것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생각했지요.
선생님의 지적은 정확했습니다.
저 스스로 저를 존중하지 못했고...그러면서 스스로 상처를 받았어요.
저의 문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는 몰랐습니
다.
작년에 선생님과 있었던 일.
저번 편지에 제게 아직도 상흔이 남았다는 그 일도...같은 맥락이겠지요.
상담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 나름대로의 복수의 편지를 보내고~^^*
이대로 끝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었고,
인연이 없더라도.........오해라는 말을 꼭 듣고 싶었기에.
그 일은 형부...와 함께, 아직도 무뎌진 제 마음에도 작은 미동을 일으키는 일
이죠.
이렇게 입가에 미소를 담기까지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사고와 그런 행동들의 패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저 자신에게도 결실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환자들을 기다리신다는 것.
스스로 알 때까지...느낄 때까지..........................
그래서 자기가 느낀만큼 자신이 가지고 돌아가는 치료고,
자신이 스스로 느끼고 알았기에, 진정으로 자기 것이 될 수 있다는 것.
제가 생각하는 선생님의 치료죠.
첫 시간 후에 느꼈던 두근거리는 희망과 빛과의 만남을 생각합니다.
이제 그만 머릿 속에서 빠져 나와, 따뜻한 그 곳에 머물러야 하는데...
인간적인 욕구에 머물러 있어요.
일상이 즐겁지 않은 것은 그러한 욕심...
선생님 말씀대로 기존 사고체계의 잔재이며 ,
오래 전부터 제 마음에 새롭게 싹트고 있는, 진정한 기쁨에 대한 동경입니다.
제가 보는 세상이 넓어질수록...
제 자신이 성장하고 확장 될수록...만나고 싶은 또 다른 세계가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 또 다른 세계가 주는 깨달음은,
지금 이 순간...여기에 만족하며 작은 기쁨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그것을 진정으로 느끼고 싶어요.
집에 거미가 있었습니다.
남편에게 저도 모르게...죽이면 안돼~^^
치료 후에 느끼는 세상...아주 미묘한 차이를 느낍니다.
아직도..................그렇게 원했던 샘께 치료를 받으면서도,
가끔가끔 죽고 싶지만...
모든 것이 귀찮아 병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때조차 있지만...
하늘을 더 많이 바라 보고 있고...
세상에서 가장 이쁜 아가들도 길을가다 멈추고 , 더 다정하게 바라보곤 해요.
그런 잔잔한 기쁨에 안주하고 싶어요.
빛을 더 많이 느끼고 싶고...
그 빛을 나눠주는 역량을 키우고 싶어요.
작은 소망이죠...
편히 쉬세요~선생님.
주말도 즐겁게 보내시구요~
더위에 시원하게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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