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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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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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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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인격의 역사
한 사람 속에 숨어있는 평소와 전혀 다른 인격들이 표면으로 올라와
말하고 행동하는 다중인격현상은 고대로부터 모든 문화권에서 관찰되어왔고
흔히 귀신들림이나 빙의(憑依, spirit possession)현상이라고 생각되어왔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의 치료는 오랜 세월동안 신비로운 영적 능력을 가졌다고
믿어지던 주술사나 종교인들의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각자가 가진 종교교리나 믿음에 따라 치료법을 개발하여 때로는
치료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미신과 무지에 따르는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피할 수 없었다.
19세기말까지도 다중인격현상의 원인과 실체는 누구도 분명히 밝히지
못한 채 악령의 장난이나 마술, 신의 저주일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신비로움의 안개 속에 싸여있었지만 현대의 심리학이론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그 무렵부터 최면치료를 이용하는 정신의학자들은 사람 마음속에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정신분석이론을 주장한 프로이드도 이 때 최면치료를 통해 무의식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런 관찰과 치료경험은 정신분석이론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당시의 학자들은 최면을 이용한 다중인격의 치료사례를 많이
발표했고 다중인격과 귀신들림의 정의와 진단기준, 유사점과 차이점등에 관한
많은 가설과 이론을 내놓으며 귀신들림으로 생각되어오던 다중인격과 망상,
환청, 환시, 신비체험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증상들을 모두 심리학
이론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면상태에서 환자들이 보이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과 반응들에 대한
오해와 부담감 때문에 프로이드는 최면치료를 포기하고 정신분석이론을 만들어
내어 모든 정신병리와 증상들을 이 이론에 맞추어 설명하려고 하였다.
과학적 분석과 논리적 설명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자만하
던 당시의 시대적분위기에 따라 정신분석이론은 사실성의 검증없이 점차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정신의학과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
치게 되었다.
환자의 갈등과 감정해소를 통한 실질적인 증상의 호전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
최면치료도 보다 추상적이고 복잡한 이론에 환자를 꿰어 맞추는 정신분석치료
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고 최면상태에서 주로 진단되던 다중인격은 그 얼굴을
감추고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이라는 새롭고 모호한 진단명 뒤로 숨어버리게
되었다. 다중인격이라는 진단이 거의 쓰이지 않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실제로
다중인격을 가진 환자들은 부정확한 진단명 아래 엉뚱한 치료를 받게 되어
까다롭고 잘 낫지 않는 난치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2차 대전이후 다시 최면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그 동안 무시되어
연구가 부족했던 다중인격과 해리장애에 대해서도 연구보고가 점차 늘게 되어
1980년대 말부터 많은 학자들이 다중인격에 대한 논문과 사례를 발표하게 되었
다.
그 이후 지금까지 다중인격이란 진단명은 점점 널리 받아들여지며 사용빈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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