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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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자의 자세 - 치료중기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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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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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초기의 어려움과 저항을 극복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의 극적호전과 치료종결
로 이어지는 환자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은 두세번의 최면작업만으로 믿
을 수 없을만큼 호전되어 곧 바로 치료를 끝내게 됩니다. 서서히 좋아지는 환자
들은 밀고 당기는 여러 번의 작업속에서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해가게 되고, 더
심하고 오래 된 환자들은 증상의 호전속도나 진행과정이 아주 느린 경우도 있습
니다. 의심이 많고 조급한 환자들은 증상의 개선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으면
더 초조해하며 치료에 대한 회의를 보이기도 합니다. 치료자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초연한 자세로 일관해야 합니다. 극적호전을 보인 환자가 있다고 같이 들
떠서도 안되고 잘 낫지 않는 환자가 불안해한다고 덩달아 우울해져서는 안됩니
다. 언제나 한결같은 애정과 신념으로 환자를 끌어주고 뒤를 받쳐줘야 합니다.
남은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있을만큼의 증상호전이 있는 환자는 주저없이 치료
를 종결시켜주되 언제나 어려움이 있으면 다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잘
낫지않는 환자에게는 언제까지라도 같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환자 마음속에
있는 "내가 잘 낫지 않으면 치료자가 날 싫어하거나 포기하지 않을까?"하는 불
안감을 씻어줘야 합니다. 이런 저런 치료를 받고도 낫지 않았던 환자들일수록
그런 불안감이 크니 치료자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환자내면에 있는
힘과 희망을 일깨우고 그 힘을 쓰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자의 역할이니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의 편에 함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환자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올바른 치료방법과 치료자에 대한 신뢰와 협조
를 바탕으로 나은 환자들은 재발하지 않습니다. 지난 5년간 저와 빙의치료를 성
공적으로 마쳤던 환자들 중 재발하여 다시 치료를 한 경우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끝까지 필요한 작업을 하지 못하고 치료가 중단되는
환자들의 경우는 안타깝지만 나중에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다시 도와주어야 하
며 자신의 내부에 있는 의심과 저항의 벽을 깨지 못해 치료에 소극적인 환자들
에게는 충분한 사랑과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서서히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가야
합니다. 저는 절망에 빠져 있는 난치의 환자들에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
무는 백 번을 찍고 그래도 안되면 천 번을 찍어라. 그래도 안되면 죽을 때까지
찍는다는 각오로 치료에 임하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와 똑 같은 각오를 가
지고 환자를 치료하기 때문에 제 환자들에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자의 각오가 그와 같다면 환자들은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내가 너를 위해 노
력하는 만큼 너도 자신을 위해 노력하라"는 말을 거절하는 환자는 거의 없습니
다. 오랜 질병으로 심신이 모두 망가진 환자들은 치료자의 요구를 잘 따라오지
못합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치료자는 무한한 인내와 애정을 가지고 그의 내면
에 있는 작은 힘을 쓸 수 있도록 끈기있게 보조를 맞춰줘야 합니다. 치료자는
치료에 집중해야하지만 결과에 집착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모든 환자는 자신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 호전되는 속도에 차이가 있으니 치료자가 초조해지거나 결
과에 집착을 가져서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치료자의 평정과 안정이 환자에
게도 신뢰와 안정을 가져온다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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