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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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종결을 앞둔 환자가 다른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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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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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대 초반의 여자 환자분의 글입니다. 현재 대학재학중이며 극심한 대
인공포와 사회공포증, 망상과 환청등으로 고생했던 분입니다. 다른 병원에서 일
반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최면
치료작업을 통해 현재 거의 정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치료과정 중 "빙의
혹은 다중인격"에 대한 작업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많은 환자들이 겪는 회복가
능성에 대한 의심과 복잡한 정신증상들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그 분
에게 "다른 환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의 체험을 적어보
라"고 부탁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하고 다음의 글을 제 게시판에 올리도록 보내
왔습니다.
* * * *
저는 교통사고를 당할 것같은 두려움, 밤에 도둑을 맞을 것같은 두려움, 강간
을 당할것 같은 두려움등 온갖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정말 그런 두려움
은 실제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고, 하루에도 여러 번 가스점검이나 집안이 잘 잠
겼는지 점검했습니다.
모든 날카로운 도구나 약간의 위험요소를 가진 모든 만물들이 저에겐 저절로 공
격하는 망상으로 끔찍한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견딜수 없었던 건 제 감각이 아닌 다른사람의 손과 발이 잘려있는 감각
이 제 몸속에 안주해서 마치 저의 모습으로 느껴지는 끔찍함속에서 절망과 고통
속에서 허우적댔습니다.주변의 모든사람들 그리고 주변의 모든도구들,tv속에 보
여지는 모든 화면조차 정상적으로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죽음을 생각하며 보내야했고, 망상이라고만 단정짓고 없애버리기엔 저
에게 너무나 버거운 것들이었습니다.
모든 두려움과 망상과 환청속에 갇혀있었으며 저의 심각한 정신질환의 끝은 죽
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습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미움, 증오 , 욕설 같은 것을 겉으로는 아닌척 삭혀야 했
고, 근 2년간은 진정으로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증상은 2년 전쯤에 다가왔으며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이 겨우 살아가고 있
을때 tv를 보고 알게 된 박사님을 찾았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습니다. 예
약이 밀려있어서 오랫동안을 기다려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처음 치료를 받고 집
으로 돌아온 후 며칠 지나서 잠자는 도중에 제 몸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느낌
을 받았고 몇 차례의 치료받는 과정에서 몇 번의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물론, 항상 박사님이 말씀하시듯 제몸에 뭔가가 있었건 없었건 중요한 것은 아
닙니다. 그건 과정일 뿐이고 이젠 저의 마음은 예전보다 훨씬 많이 편안해졌다
는 그것입니다. 서서히 제 마음속에 응어리진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됐고,
치료뿐만 아니라 제 자신에 대해 객관적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저는 근 1
년 가량(치료횟수로는 십수회)을 치료받고 있고 그 증상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
다. 아직 완전해진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어가고 있으며, 완전한 치유상태가 되
면 글을 한번 더 올리겠습니다.
이젠 어떤 환청에도 방해받지 않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웃을수 있습
니다.
어떤경우에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되며 박사님을 믿고 자신을 믿는다면 반드시
쾌유된 것을 경험했기에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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