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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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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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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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함을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발상은 죽음 뒤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
은 편안한 망각이나 휴식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죽음은 직업이나 살
집을 고르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의미있는 목적을 위해 주어진 하나의 삶이 완
전히 마감되는 과정을 지칭하는 "죽음"이란 단어가 가지는 무게를 가볍게 봐서
는 안된다. 현대의 물질주의적 사회가 빠져있는 가장 큰 철학적 오류는 "행
복"이나 성공이 곧 현실적 "안락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데 있다.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은 정말 안락함을 누리는 사람인가? 물질적 안락함과 육체적 건강함
은 세상의 행복과 쾌락을 즐기는데 필수적 요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러한 안락함과 건강을 잃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영혼의 안정과 평화로움이
다. 질병이 주는 고통과 정신적 좌절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죽음으로의 탈출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손쉽게 그런 탈출을 결정하는 것은 비교적 소극적이지만
자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죽음은 아직 인간의 이해가 미치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다. 고통의 기간과 양
을 줄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 중의 하나여야 한다. 질병의 고통으로 인해 죽어간다고 해서 어떻게 무
엇인지도 잘 모르는 "죽음"이라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인가?
고통을 받고 있는 인간이 왜 그 기간을 단축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역시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 하나의 생명은 자신이 가야할 길과 겪어야 할 고통과 기쁨을
모두 짊어질 의무가 있다. 질병과 고통과 죽음의 과정 역시 각자 최선을 다해
이겨내고 이해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생명을 가진 존재는 원
칙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삶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욕심을 가진 삶에의 집착이 아니라 피할
수 없다면 죽음을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담담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
아있는 순간들을 느끼고 이해하는 수행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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