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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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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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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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오늘로 치료를 시작한지 꼭 1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을 뵙기전에...저는 사는
것은 전쟁 같은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처절한 삶의 투쟁이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치
열한 몸부림은 계속 되리라는 두려움은 저를 더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저에게는 뛰어난 외모도 없었고, 월등한 지능도 없었고, 부모님에게 물려받을
재산도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남들보다 무능하다고 생각되는 남편이란 존재였을 겁니다.
부모님과 친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가 뿌린 씨앗 제가 거두리라고 생각하며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만큼 가족에게, 친구에게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했고 모
든게 다 제가 지고갈 짐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그저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제 인생을 그저 방관하고만 있었습니다.
물론 죽는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도 있었습니다.
밤마다 제가 겪는 고통은 이짐에 비하면 차라리 가벼운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
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삼십 중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
첨부터 전생기억에 대한 치료에 부푼 기대를 했던건 사실입니다.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던 말씀이 선생님의 첫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의 끈
을 잡고 지금 여기 까지 왔습니다...여기 까지 온 제가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러
운지요,,,
선생님....
사실 지금에야 고백하는데..저는 중간중간 선생님이 저를 버릴까봐 그게 더 큰
고민이었습니다.
저 보다 더 급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별것 아닌 증상을 가지고 선생님의
시간을 뺏는것이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죄송스럽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 증상은 별것이 아니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선생님께서 그러실까
봐 얼마나 전전 긍긍 했었는지요..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발밑에 조그만 못 박힌 환자 한명이 암에 걸린 환자보다 덜 고통스럽다고 생각
하지 않습니다. 발에 못박힌 환자나 암환자나 저에게는 똑같이 중요한 한명한명
의 환자입니다."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가 제게 얼마나 환한 광명의 빛으로 다
가왔는지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1년이란 시간을 치료 받는 동안 제 주위 친구들은 말합니다.자기 같으면 그 시
간 그돈으로 옷이나 사입겠다구요. 왜 미친짓 하냐구요,,,전 그냥 웃습니
다....
뭐라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으니까요....하지만 지금은 변한 제 모습을 제 친구
들은 가장 먼저 알더군요...지금 누가 또 그렇게 물어본다면 이렇게 말을 합니
다... 제 인생에서 지난 1년만큼 뭔가를 얻어 본적이 없었다구요......치료를
통해 제가 가진 것이 없는 것이 아니었으며,또한 고통은 저를 강하게 만들었다
는 것을 알았습니다..
용서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았습니다. 그냥 안 것이 아니라 제 영혼 깊숙
한 곳에서 느껴버렸습니다. 아~~이 표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도저히 글
로써는 표현이 안되는 군요..
선생님..과 함께 하는 치료의 시간을 통해 이제 저에게는 흔들리지 않은 확실
한 기둥이 세워졌습니다.
거기에다 선생님이라는 나침반도 얻었구요...얼마나 든든한지 아십니까?...친정
아버지 한분더 새로 생겼다구요..찾아가서 푸념도 하고..^^**
선생님..
저는 아직 선생님이라는 끈을 놓지 않을랍니다...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제
스스로 그 끈을 놔버릴 시간이 오겠지요..지난 1년동안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집까지 3:30분정도 걸립니다.)내내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이제는 세상이 무섭지 않습니다..두렵지도 않습니다..아니 오히려 사랑스럽기
만 한걸요..제가 잃었던 것도 찾았습니다.
물론 뭘 잃어 버린 건지도 몰랐던 것이지요..
선생님께 ...작은 고백하나 할께요...
감사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이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치료를 끝내고 ** 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눈으로 하얗게 덮
혀 있었습니다. 까만 하늘에 떠 있는 빛나는 별들을 보며 저는 다시한번 작게
속삭였습니다.
감사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나를 선생님께로 안내한 나의 영혼, 나의 인생을 사랑합니다.
고통으로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 그들을 이제는 용서합니다.
또, 한 외로운 영혼일 내 남편을 사랑합니다.
나에게 빛이 되어주신 선생님의 영혼을 사랑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함으로써 얻은 용기.희망. 그리고 신뢰와 자신감 그 모든것에 감
사드립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주변상황은 변한것이 없습니
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과 문제는 아직 남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변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건 제
가 변했기 때문일 겁니다. 문제에 임하는 제 태도와 그리고 시각이 변했기 때문
일 겁니다..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하루 하루, 매시간 선을 다해 긍정적
으로 살아 가겠습니다.
요즘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좀 늦은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괜시리 마음이 급해집니다. 열심히 해
서 빨리 결과를 보려는 마음에 초조해 질때가 가끔 있습니다. 잘 안되면 어떡하
나..이런 걱정도 생길때가 있구요..
그럴때 마다 전 금방 다시 생각합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음...그 순
간 순간을 즐기면서 해야지..제가 그 과정 자체를 즐기다 보면 당연히 좋은 결
과가 따라올거 라는 믿음이 생겨 버립니다..그러면 또 금방 즐거워 지더라구
요..^^**
안좋은 생각이 들때면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립니다..그러면 마음이 편해져요..
선생님..
당연히 건강하셔야 됩니닷!!...^^**
그럼 안녕히 계세요..
추신: 친절한 간호사언니 한테도 제가 사랑하다고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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