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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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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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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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 환자입니다.
요즘은 제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나가고 있는지
너무 신기할따름입니다.
오늘 도서관에가서 "모리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을 보고
관내에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습니다.
복잡한 제 감정을 그대로 위로해주는거 같아서 그랬을까요.
심한 불평이 들때면..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아야된다고 써 있더군요..
동시에 불평과 슬픔 속에서 나오면 있는 것들에 대해서 감사할 줄
알아야된다고.. 대략 그런 말이 있었던 거 같아요.
도서관 화장실 세면대에 가서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왜 제가 이렇게 됐냐고....
그렇게 잘못 살아온 것 같지도 않은데...
하느님께서 제 앞에 나타나신다면 엄청나게 울거 같아요.
왜 제가 이렇게 살아야 되냐고.. 엄청나게 원망할거 같아요..
집으로 오는 길에.. 이 고통이 제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위한
매개체가 될 거다, 이것으로 더욱 쓸모있는사람이 될 거다..
라는 생각으로 잘 견뎌내자고
수없이 다짐하고 걸어왔습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저에게 주어진
짐들의 무게에 깔려 또 불안해져버렸어요.
약 안먹고 하루를 넘겨보려고 했는데..
결국 밤이 다 되서.. 또 먹고 자버렸지요.
예전엔 여러 책들에서 마음대로 뽑아와서 정해버린
가치관과 기준대로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직장을 가지고 사회생활만 제대로 하고 있는사람이면
다 대단하게 보여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더 대단해 보이고요.
상대적으로 저는 더 초라해지는 거 같고요.
저에게는 어찌보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요.
훈련소와 공익 근무 기간들...
그게 저에게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될지 상상도 못하겠네요..
선생님 말씀대로 그 날들을 열심히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이유모를 고통들속에서 벗어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또 선생님 말씀대로.. 제가 너무 서두르는거 같아요.
이 어둠의 에너지들을 가지고는... 절대로. 절대로
뛰어갈 수가 없어요. 넘어지고.. 소멸해버릴 수 밖에 없어요.
어쩌면 이건 저의 서두름을 극복하기 위한.. 더 느리게 갈수있는
아니, 느리게 가야만 하게 만드는 매개체 일까요.
단지 제가 죄를 지었다거나 잘못 살아와서 이런 고통이 찾아왔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두렵고 화가 나네요...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될지 모르겠네요..
편협한 마음이라.. 주위에 감사할 줄은 잘 모르지만..
이런 말을 들어주실수 있고.. 또 한마디 조언해 주실수 있는
선생님이 계신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계신것이.. 정말 .. 다행이에요.
다른 수많은 환자들에게도 그렇겠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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