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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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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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우
 조회 : 7,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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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뭐라 말해야 될까요?
제 인생의 시나리오가 이렇게 강한 에너지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리라곤 상상
도 못한 채 자랐었는데..
불가능하게도 보였던 것-남편과 제가 함께 새로운 가족,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
가도록 해주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들이었다는 것이 역설적이기도 하면서 이 자
체로 참 드라마틱하기도 해요^^
아직 서른 중반인 삶이지만, 이러한 제 삶에 이처럼 애정이 갈 수가 없습니
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분명 그간 일어난 사건 사고들은 모두 하나같이 충격적이고 비극적이며 끔찍해
서 저는 여러번 제 목숨을 붙들고 그것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그 시간 내내 선생님과, 선생님의 치료와 늘 함께 해었죠.
그 결과, 지금 저는 사실상 내 가족을 거의 다 잃다시피 한 셈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비관적이고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함께 평생을 살아야 할 사람, 남편을 찾았으니까요.
늘 옆에 있었어도 불행한 결혼 생활만 이어졌으나 이젠 큰 걱정은 많이 사라졌
습니다.
어젯 밤, 남편과 차분하게 **병원에 다녀오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죠.
저의 3, 40분에 이어지는, 인생에 도가 튼 것같은 내용의 얘기들을
남편은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잘 들어주더군요.
**병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가슴으로 전해진 것은,
이제야 남편과 진정, 하나가 된 기분이 들었다는 겁니다.
결혼 7년 동안, 우리들이 함께 지나온 숱한 가시덤불들.
그것들이 지금 저와 남편에게 남겨준 것들은 보통의 예상처럼
더 심각한 불화와 갈등, 이별, 잔인한 상처가 아니라
그와는 전혀 반대로 화합, 이해, 연민, 애정, 사랑입니다.
물론 아직 남은 나날들이 있지만, 앞으로 행복할 일만 생각하게 됩니다^^
남편과 함께 부모의 부재와 부모로 인한 상처를 겪은 경험을 통해서,
아기를 낳고 또 떠나보내면서 희한하게도(?) 점점 남편과 더 가까워지고만 있
으니 참으로 감사드릴 일이에요
단언컨대, 선생님과의 만남과 치료가 없었다면
저희 역시 지금쯤 누군가 떠나가 버렸거나 계속 불행하게 살고 있을 확률이 크
죠.
빛의 씨앗이란 말, 해주셨지요.
그간의 시간동안 선생님께서 열심히 그 씨앗들을 뿌려주신 덕에
이제 저희들은 합심해서 열심히, 정성껏, 그리고 예쁘게 가꿀 것입니다.
오늘, 남편과 함께 한 선생님과의 긴 시간, 참 좋았습니다.
아버지 없는 저희들에게 참 인상깊은 "아버지" 역할을 따뜻하게 전해주셨으니
감사드립니다.
여담이지만..치료 후 남편은 **에 가자고 해서 2시간을 얘기하며 있었어요.
남편 왈, "선생님이 많이 늙으신 것 같아" 하더군요?!
선생님 언짢아 하실 지도 모르지만, 저는 기분이 좋았어요.
(선생님, 기분 나빠하지 마시길 바래요)
남편 입에서 사상 처음으로 나온, 선생님에 대한 소감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선생님을 직접 뵙고 나서도 단 한번도 선생님에 대해 말하지 않던 사람
이에요.
몇 년 만에 간간히 뵈었던 남편 입장에서는 그랬나 봅니다...
하긴.. 지난 시간이 참 많았죠.
남편은 또, 예전에는 (정신과)여기 오기 싫었지만,
이제는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하네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열린 마음"이랍니다^^
그동안 혼자 힘들게 치료받는다 여겨져 더 서럽고 아팠던 것들,
봄눈 녹듯 다 사라졌어요.
그동안의 상담과 치료시간들 전부는 그 어느 것도 버릴 것 없었던, 소중한 시
간들입니다.
남편이 이렇게 많이 달라진 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에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편과 얘기나누고 있는 모습..
사랑스러웠던, 사랑과 행복을 주고 떠난 **이 생각에 함께 미소짓고
우리들의 예쁜 아기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
빛이 가져다 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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