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02-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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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상태를 뭐라 표현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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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4,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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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미국 LA근교에 살고있는 결혼한지 8년된 두아이의 엄마입니다. 무엇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지 종잡을수가 없네요... 처음,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에 빠졌을땐 남편탓을 많이 했었읍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모든게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결과인것같아 더욱 힘이듭니다. 남편과 사귀었을때 왠지 이사람은 아닐것 같다 싶었고 사랑하는 감정은 없었지만 거의 2년을 저와 결혼하는것이 자기인생의 목표니 어쩌니 하며 구애를 하는 그에게 이렇게 좋다는데 역시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것 보다는 사랑을 받는 사람에게 시집을가야 현명한거라는 궁색한 이유를 들어 그당시 남몰래 짝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복수심리(?)로 결혼이란걸 덜컥 해버렸읍니다. 하지만 애정없는 결혼생활이 행복할리는 없었죠. 그래도 제 딴에는 이왕 결혼한거 잘살아 보자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남편을 사랑하게 될줄 알았읍니다. 처음 결혼을 하고 가정형편이 넉넉치 못했을때 저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오후부터 새벽두시까지 일을하기도 하고 또 주말이면 또다른 식당에서 일을 했읍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많이 여유가 생긴편입니다. 지금에 와서 저의 형편을 보는 사람들은 제가 돈을 보고 그와 결혼을 한건 아닌가 하기도 하더군요. 그건 아마도 남의 눈에도 저희 부부가 애정이 없어 보이기때문일꺼라 생각합니다. 프로포즈할땐 하늘의 별도 따다 줄것처럼 하던 남편은 착하긴하지만 너무 뭘 모릅니다. 남의 감정을 읽을줄 모르는것도 그렇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안되어 (저는 그걸 무식하다 여기고 있지만) 특히 아프거나 아이들을 낳았을때 제게 상처를 너무 많이 주었읍니다. 처음부터 애정없이 결혼하고 그저 그가 제 인생의 머슴처럼 살겠다는 말에 결혼을 결정했는데 이젠 그역시도 절 사랑하지 않는것 같아 헤어지려 마음을 먹었읍니다. 하지만 제겐 경제적인 능력이 없읍니다. 아이들의 양육권을 남편에게 주자니 그의 가족들을 비롯한 남편은 너무도 아이들에게 무심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없읍니다. 당연히 제가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이들 학비며 다달이 들어가는 생활비가 아무 능력없는제가 벌어올수 있는 수입으로는 감당할수가 없읍니다. 단지 경제적이유로 남편과 산다는게 너무 비참합니다. 요즘은 저녁밥도 하기싫고 움직이는것 조차 싫어질정도가 되었읍니다. 아이들이 워낙에 극성맞은데다 (남들고 그러더군요) 제가 맘이 편치 않아선지 어쩔땐 아이들에게도 지나칠정도로 화를 내는 제모습을 볼때마다 흠칫 놀라기도 합니다. 얼마전까진 남편이 귀가하는 저녁7시가 되면 머리가 아프더니 이젠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서면 머리가 깨어질듯 아픕니다. 진통제를 먹어봐도 소용이 없을만큼 두통이 심하고 가끔은 가슴이 터져 나갈듯 아파 가슴을 움켜쥐게 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이것이 모두 정신적인것에서 비롯된것 같습니다. 약 3년전에 저는 결핵을 앓은적이 있읍니다. 후진국에서나 걸리는 병인줄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결핵으로 치료를 받게 되다니 제자신도 놀라고 많이 힘들었더랬읍니다. 의사의 말로는극심한 스트레스에 영양 불균형이 원인인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당시에도 남편과 헤어져야 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아이들이 어려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던때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결핵을 치료 받으며 정신과 상담을 받은적이 있읍니다. 그런데 그의사분은 한국말을 거의 못해서 그분은 영어로 저는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답하는 식이였는데 그분이 너무 서구화 되신건지 제게 이혼하라는 아주 짧은 답을 명쾌히 주시더군요. 이혼을 하고나면 우울함도 무기력함도 업어질거라고......... 항우울제 약도 먹어봤지만 되려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수 없어 한달만 복용하고 끊었읍니다. 남편과 잘해보자는 다짐을 매일처럼 해보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생각없이 말하는걸로 들려 그의 얼굴을 보는것도 고통입니다. 남편과의 사이가 이래서 제가 삶의 의욕이 없는걸까요? 과연 이혼을 하고 나면 제가 좀 나아질까요?
요즘은 저보다 일곱살이나 많은 남편이 되려 걱정입니다. 제대로 된 상대 (그를 사랑하는)를 만나 결혼했더라면 그도 이런 불행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텐데 싶어 다시금 제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제 인생을 낭비한거야 제 자신의 일이니 그렇다지만 그에게도 못할짓을 한것같고 아이들에게도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가끔은 내 스스로 행하지 못하니 누군가 저를 대신 죽여주거나 사고가 나서 저절로 죽어졌으면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럴땐 엉망진창이 되어 버릴 아이들이 안쓰러워 괴로와 다시 울게 됩니다. 제가 죽고싶을만큼 간절히 살고픈건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무책임한 제자신이 밉습니다.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가야할 시간이 되면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습니다. 정말 정신이 나갔다면 그리 할수 있을텐데 아직 정신이 그래도 괜찮은건지 제 자신이 그리 할수 없으니 저절로 증발해졌으면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제 언니인데 저희 친정식구는 모두 한국에 삽니다. 그리고 언니는 생활이 바쁜걸 알기에 전화해도 그저 안부만 대강 이야기하고 끊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 성격이 남에게 신세지거나 부담주는걸 달가와 않기 때문에 어뗠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지나쳐 제 스스로 실망을 많이 한다고 얘기도 듣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사람이 옳은 삶을 사는거라 여기며 살아왔읍니다. 하지만 어쩔땐 그것이 상대가 요구하지 않았던것이기에 제가 바보가 되는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너무 횡설수설이였죠? 답답합니다. 선생님 느끼시기에 상담이 필요하다 싶으시면 예약을 해주세요. 이번 7월초에 한국에 다니러 갈 예정입니다. 가면 약 한달 반정도 있을거거든요. 실은요...... 저... 너무 제얘길 하고싶어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제 이런 우울함을 전염시킬까봐도 얘길못하겠구요, 아님 별것도 아닌걸로 유난떤다할까봐도 시도조차 못해요. 나를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제얘길 하고픈게....... 나쁘거나 비정상은 아니겠죠? 채팅을 해보았지만 거기엔 제 얘길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은 없고 그저 바삐 말도안돼는 암호들만 주고받는 사람들만 있어 어디에고 하소연할곳이 없읍니다. 참고로 남편은 너무너무 착합니다. 그게 더 절 괴롭게 하는거죠. 남편을 변화시키라는 답변은 주지 마세요. 그는 그가 할수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여겨지거든요. 몰라서 못하는것 뿐..... 제가 주제 넘게 선생님이 해야할 말씀까지 대신하려드는것 같네요.... 죄송하구요.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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