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11-2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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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럽고 답답한 마음에 조심스레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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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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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첫번째 책"전생여행"은 제가 평소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삶에 대한 많
은 문제들을 해갈시켜주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전 지금 공부하는 남편을 따
라 미국에 와있는데요. 공부하는 게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는 신랑과 달리 저는 여
러가지 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가끔 우울증이 찾아올때마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금새 맘이 편해지고 세상의 고민들이 우습게 여겨지곤 했는
데 지금은 아무데도 의지할데가 없는 것 같아 힘듭니다. 교회에도 나가보지만 일
방적으로 신에게의 의지나 복종만을 요구하는 것 같아 제 맘속으로부터 인정하기
가 힘들구요. 무엇보다도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상실된 것 같아 그 점이
더 괴롭습니다. 문학을 전공하고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으나 지금은
글을 쓰려해도 잡생각만 나고 또 한편에서는 영어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소
설책조차 자제하고 있는 형편으로 아무래도 딜레마에 빠진 것 같아요.
선생님, 문제는 제가 모든 상황들을 제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려
하는데도 불구하고 늘 시시때때로 이런 우울증이 찾아오는지 모르겠어요. 고등학
교 다닐무렵 집안 사정상 혼자서 자취를 했었는데요. 당시에 늘 왜 사는가.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인간은 왜 태어나는가? 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많이 했었는데 어
느날 꿈에서 바닷가인지 하늘에 마치 그림속 풍경처럼 태양이 밝게 빛나고 있는
데 하늘 한켠에 어떤 글자들이 세로로 나타나 있었어요. 그리고 무슨 목소리도 들
은 것 같은데 "네 삶은 너의 선택이었다"라는 그런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 후로
우울증이 많이 감소되었고 제가 부모님을 향해 갖던, 그리고 저를 둘러싼 여러 상
황들에 갖고 있던 불만들이 많이 해소되었었어요. 그런 모든 것들이 제가 선택한
거라는데 누구한테 불만의 화살을 돌릴 수 있겠어요? 그리구 아주 한참 세월이 흐
른 후 만나게 된 선생님의 책을 통해 그 당시의 꿈이 신이 내게 준 깨달음이 아니
었을까..하는 조심스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구요.
바쁘신 선생님께 도대체 왜 이따위 별달리 용건도 확실하지 않은 내용으로 글을
올리고 있는지...
선생님, 저랑 저의 신랑과는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7년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이후 처음 2-3년 간은 늘 다투고 문제가 많았었는데 이제는 정말 서
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그런 관계가 되었어요. 유머감각이 남달리 풍부한 남편
탓에 대화는 늘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휴일같은때는 새벽 6시에 눈을 뜨면 점심
도 거르고 대화에 몰두할 정도루요. 물론 처음 만날 그 당시에는 거의 신랑의 독
선적이고 돌발적인 분노들이 원인으로 늘 다투곤 했었는데 말이지요.음악을 하는
남편은 남보다 예민한 정서를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분노들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아 저는 누구보다도 이해심을 갖고 그를 대했지요. 몇번의 헤어
짐을 결심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빌면서까지 절 붙잡곤 했어요. 자신
의 일방적인 잘못을 인정하면서요.
제가 힘든 건 요즘와서는 그 관계가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예요. 좋을때는 좋다가
도 갑자기 못견딜 정도로 화가나는 거예요. 우울증 탓일까요. 강하고 이해심많은
여자에서 갑자기 심술궂은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예요. 눈물도 많아져서 글을 쓰
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꾸 원인을 알 수 없는 눈물이 자꾸 납니다. 구체적으로 누
가 그리운 것도 아닌데 늘 누군가가 그립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런 제 자신이 또
불쌍해서 눈물을 흘리구요.
불감증도 심한 편인것 같아요.이런 저를 두고 신랑은 자기를 이제 더이상 사랑하
지 않는다며 싸우기도 했었답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단한번도 오르가즘이
란 걸 경험해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관계를 갖고 싶은 충동도 없어요. 그렇다고 제
가 성에 대해 무지하다거나 죄책감을 갖고 있다거나..그런 건 없어요. 오히려 적
극적으로 노력을 하는 편인데 말이지요.
요즘 혼자 있을때는 선생님의 사이트를 방문하는 게 낙이랍니다. 방문한 사람들
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저두 선생님처럼 누군가를 위로해주는 그럼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구요.
그저 혼란스러워요. 삶이 내가 스스로 선택한 거라면 뭔가 그 이유도 있을 것 같
은데... 그저 살아간다는게 자신이 없어요. 늘 어깨가 아프고 결리고 아침에 일어
나면 상쾌한 적이 거의 없고 날 깨운 신랑에게 분노를 느낄 정도로 화가 납니다.
날 왜 이렇게 피곤하게 하는지..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커피한전 마시면 언
제 그랬냐는 듯 명랑해지고... 잘해주는 신랑의 꼬투리를 잡으려 하고 갑자기 이
혼하고 싶고... 또 너무나 고맙고.. 신랑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분명히 저 자
신이 이상한 거라는 걸 아는데..
바쁘신데 낙서처럼 되버린 글을 읽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 우울
증 맞죠? 상담을 받을 정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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