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06-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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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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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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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위에서 보시듯이 참 화려한 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저는 고등학교 올라오면서(17살)부터 두통,그것도 정말 심하고 매일 일어나는 두통이 생겼읍니다.강박증도 그때부터 서서히 생겼지만 여기서는 두통이야기만 하겠읍니다.자랑하려 이야기하는것은 아닙니다.초등학교때부터 공부는 그래도 잘한다는 소리를들었읍니다.중학교때도 간염으로 입원하고 퇴원하자마자친 시험에서 반에서1등할 정도였읍니다.하지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부터 일은 생겼읍니다.저는 그때부터 왠지 모르게 공부에 집착하기 시작했읍니다.아마도 과거의 명성을 잃지않으려고 그랬겠지요.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을 보기시작해서 밥먹으면서도책.엄마께서 학교까지 태워다주시는 차안에서도책.공부시간은 물론 쉬는시간.점심시간.하교시간.저녁먹는시간에도책.자면서도 영어단어외우면서 잠이들고...
그때는 그렇게 순간순간의 시간이 아까울수가 없었읍니다.또 불타는 경쟁심에...
그래도 성적은 잘 나왔읍니다.전교8등,5등,11등,7등...
하지만 괴로웠읍니다.힘도들었구요.그런데 고1중반쯤 되자 두통이 생겼읍니다.어땠냐면요,학교에는 사물함이 있었읍니다.제 사물함은 맨밑에 위치해있어서 항상 몸을 숙여야했는데 두통이 있다가도 고개를 숙이면 숙일수록 머리가 점점더 터져나갈듯 했읍니다.그리고 감기도 안걸렸는데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때처럼 머리가 항상 지끈지끈아팠고...하지만 공부를 두통때문에 그만둘수는 없고해서 계속 아픈머리감싸가며 공부했읍니다.
그렇게그렇게 견디다 여름방학이 되어 병원에 갈 여유가 좀생겨 우선 이비인후과(축농증때문이 아닌가해서),치과,내과를 찾아갔지만 단순한 스트레스성이다,신경성이다...라는 진단만 받았읍니다.그이후 계속 공부와 두통과 씨름하다가 나중에야 병명을 알았읍니다만 설상가상으로 강박증이 더해졌읍니다.그래도 공부에대한 집착은 버리지 못하고 고2마지막시험을 전교1등으로 끝내고 도저히 못견뎌서 모든선생님,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휴학계를 냈읍니다.휴학하는동안 서울대병원에 가서MRI촬영,신경과(척수검사).안과(안압,시신경검사..),단전호흡,기받기,안수기도,침,한약..모든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원인을 알아내려했지만 실패했읍니다.
마지막으로 신경정신과를 찾아가서 약을 오래동안 먹었지만 효과가 없어 이 정신과,저 정신과(그래도 한병원에서 1년이상은 다녔읍니다.)바꿔봤지만,약간의 효과가 있는듯하다 다시 그대로고...
그이후 세월이 흘러 어쩔수없이 공부를 포기하고 복학해서 아주낮은수능점수로 전문대에 들어갔지만,의욕저하와 공황장애(지금은 아주많이좋아졌고 자신감도 생겼읍니다.그 과정도 눈물겹습니다.)로 중퇴하고 지금은 등산이나 하고 비디오나 보며 시간을 보내고있읍니다.하지만 등산,비디오조차 두통때문에 못할때가 허다했읍니다.지금도 부산대학병원 정신과를 다니고 있지만(지금 먹는약은tylenol,serosat,diazepam입니다.)터져버릴듯한 두통과 고통은 한달에 몇번씩 있읍니다.그럴때는 아무것도 못합니다.그리고 그리 심하지 않을때는 신문볼때나 책을 볼때-책도 한페이지 이상읽거나 신문기사 하나이상정도 볼때-면 심한두통이 생기고 그고통은 책을 덮어도 한동안 계속됩니다.
이젠 공부를 마음껏 하고싶고,4년제대학도 들어가 여자친구도 사귀고싶습니다.마음껏 놀아도 보고싶구요..하지만...
선생님,너무나 이야기가 길죠?죄송합니다.
많이 바쁘시지 않으시면 끝까지 읽어주시고,해결책도 좀 주셨으면 감사하겠읍니다.
*형,누나는 저와는달리 무난히 공부해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누나는 대학원으로,형은 공중보건의로 생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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