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10-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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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만 생각하면 몸이 덜덜덜 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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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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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2년된 직장여성입니다.
남편과는 3년 연애끝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기에 남편이 가지고 있는 조건이란 그리 좋질 못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본부인이 아니셨고(남편은 이 사실을 고등학교때 알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사
업을 꾸려오시던 어머니는 10년전에 부도를 당해서 집안이 기울대로 기울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전 이사실을 친정에 모두 속
이고 결혼했습니다.
저를 만나던때는 남편이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하고 좀 정리가 되어가는 상황이었던것 같아요.
결혼전에 남편의 이런 면들이 저를 많이 안타깝게 했습니다. 그래서 더 보듬어 주고 싶었구요.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남편도 저에게 잘해주고요. 지금도 신랑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어머니가 각 은행에서 진 빚때문에 신랑의 주소지와 시어머님의 주소지도 서로 틀렸고
전화번호 명의도 다른 사람이고, 결혼 후 혼인신고도 못하고 시어머님과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혼인신고도 안하고 사니까 친정부모님들의 걱정이 커졌고, 회사에서의 "법적처녀"란 농담말도 스트레스였고,
뭔가 제 주위가 너무 복잡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고 혐오스러웠습니다.
항상 무슨일이든 당신이 나서서 하시려는 것도 싫었고, 제 새 살림들을 맘대로 지저분하게 쓰시는 것도 싫었습니다.
작년 늦여름 혼인신고를 하자며 신랑을 설득하다 좀더 기다려 달라는 신랑의 말에 화가나 자주 다투게 되었는데.
저의 시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네가 일년을 살았냐! 이년을 살았냐? 혼인신고 안해준다고 그렇게 사람을 들볶냐? 내가 네 애미, 애비 불러 앉혀서 얼마나
혼인신고를 안하냐고 볶아댔는지 따질란다.","넌 사람도 아니다", "이혼해라!"하며 정말 이해가 안되는 말씀들을 쏟아 놓으셨습니
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험한 말들을 들어봤습니다.
그후 어머니는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셨지만. 전 아직도 그때 충격을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후 전 어머니와 말하기도 얼굴을 마주대하기도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출산 후 우울증에 무척 시달렸습니다. 정말 저를 강제하기가 힘들더군요. 아이를 안고 많이 울었습니다.
출산 후 시어머니에게 절대 아기를 보여주고 싶지 않더군요.
이제 백일된 제 아이에게 이쁘다며 손대려고 할때는 정말 미쳐버릴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회사에 다녀 친정에 아이를 맞기고 다녀서 일주일에 한번 집에 데려오는데...어머니 얼굴보기 전에는 보여드리고 해야
지 하고 애써 맘을 다져먹는데... 전 어머니가 애기를 볼때는 거실에 나가지 않습니다. 신랑이 아기를 데리고 나가면 어머니 웃음
소리가 들리면 전 혼자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안절부절 못해합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안들으려고
이불을 뒤집어 쓰기도 합니다.
신랑과도 많이 다퉜습니다.
요즘은 어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가끔 나쁜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미안합니다. 남편의 짐을 함께 떠 안기란 저에게 너무 큰 능력을 요구하는 것 같군요.
이혼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너무 불쌍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중간에서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요.
요즘은 술을 먹어야 안정이 됩니다. 밥도 꾸역꾸역 먹습니다.
제가 참고 잘견디면 모든게 해결될 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제가 싫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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