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11-03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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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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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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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렇게 신경정신과 쪽으론 처음 상담해 보는데요..
요즘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상담합니다. 별다른 답변을 원하는건 아니고 그냥 제
말좀 들어주시고 아무 말씀이나 해주세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쓸께요^^; 말
안되고 뒤죽박죽이라도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전 어렸을때 매우 내성적이었어요.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이 싫었어요. 아빠는 매
일 술먹고 들어오셔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셨어요 술먹고 들어오실때면 새벽 2~3
시까지 잔소릴 들어야했고(유치원 때부터 기억남) 화가날땐 맞기도 하고 집안물
건 부숴지는 것만 보아왔어요 유치원 졸업식 전날 아빠한테 맞아서 얼굴 반이 붓
기도 했죠.. 그것도 그렇고 매일 돈 때문에 아빠와 싸우시는 엄마... 밤에 아빠
가 오는 소리만 들어도 무서웠고 일부러 잠자는 척도 했어요.. 그리고 어릴때부
터 엄마는 자상하고 포근한 존재가 아닌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어요.
초등학교땐 맞으면서 공부했고, 그덕분에 모범생은 될수있었죠 전교 2등까지 했
었으니깐.. 전 초등학교때 친구들과 신나게 놀아본 기억이 없어요. 늘 엄마한테
통제당했고, 무서웠으니깐요.. 그래서 그런지 어릴때부터 성격도 많이 날카로웠
고 사람들 눈치 보는 습관이 잦아졌어요. 덕분에 눈치는 빨라졌죠.
어릴 때부터 전 남들에비해 자신감이 없었어요. 나 같은 것을 누가 알아줄까..
뭐 그러생각 있잖아요.
저는 이런 모든 제 문제점이 전부 부모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렸을때부
터 지금도 전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상상을 자주 합니다. 누나도 그렇고..
죽도록 미워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예요..
커가면서 집안 사정도 나아지고.. 큰 집에도 이사도 오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됐어요. 하게 되면 안된다는 것도 당연한 상식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전 오히려 빨리해서 이 집안이 파탄이 나기를 원했어요. 제 인생이 절
로 망쳐지기를 원했어요. 죽고싶지는 않아요. 가끔 그러고 싶을때도 있지만 솔직
히 용기는 없구요... 전 집안에 대한 생각은 이러지만 밖에서는 성격도 좋게 통해
요. 물론 날카로운 성격때문에 사소한걸로 잘 화내고 하지만요.. 그리고 남이 잘
되는 것은 죽어도 못봐요. 친구사이에서도 저도 모르게 그럴때가 있어요. 친구가
일이 잘될것같으면 미리 머리써서 나쁜쪽으로 되게 할때도 있어요 물론 그러면 안
된다는 것도 알지만..
고등학교 오면서 성적도 많이 떨어졌어요. 고등학교 올라올때도 성적 10 %로 올
라왔고요. 나쁜 아이들과 어울린것도 아니예요. 담배같은 것도 해본적 없구요.
전 남 들과 같아지는 것이 싫고, 남들에 대해 엄청 비판적이예요. 친구가 많은데
도 특별히 맘을 열 친구도 없고. 제 이익을 챙기기만 바빠요. 전 제가 특별하기
를 원해요. 그런데 그럴수없는 현실과 제 위치가 짜증만 나고요. 하고싶은것도 없
고 꿈같은 것도 없어요. 공부하는 의미도 모르겠고. 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요즘은 모든 사람들 눈치를 봐요. 버스나 길거리 전철에서 사람들과 눈
이 마주쳐도 내가 이상해서 쳐다보는 것같고 좋지 않은쪽으로만 생각이 되요. 가
끔 미쳐버리고싶기도 하고 혼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싶기도 해요.
학교에서도 잠만자거나 멍하니 앉아서 딴생각만 해요. 주로 죽음 이별 이런 상상
을 해요. 잘되고 있는 즐거운 일들도 이런생각때문에 망칠때가 많고요. 기분이 좋
다가도 엄청 우울해지고, 슬퍼요. 괜히 슬퍼요 제 생활 제 과거 제 모습을 생각하
면 슬퍼요 혼자 생각하다 슬픈 음악 듣고 저랑 연관짓고 괜히 눈물흘릴때도 있고
걱정. 분노. 슬픔.. 이런 기분만 들고 또 이런 기분이 좋을때도 있어요.
겉으로 늘 자신있는척 할수있는척 하지만 속은 꽉 막혀있고..
전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해요. 예를 들면 갑자기 화가나면 귀중한 물건같
은 것을 일부러 던지거나 손상시켜서 제 맘을 더 아프게 해서 그 아픔을 더 크게
만들어서 후회하고.. 일부러 그래요. 자해행위를 자주한다고 하면 되겠군요..
너무 길게 쓴것 같아 결론을 말할께요.
요즘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제가 가진게 없다는 생각만 들고요.
솔직히 외모도 괜찮은 편이고, 머리도 좋다고 생각하고있어서 하면 할수있을것같
은데 하기가 싫어요. 멍하니 앉아서 상상하는것만큼 좋은게 없어요. 그럴땐 누가
말시켜도 짜증나고.. 현실도피도 하고싶어요. 다 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
시 시작하고싶어요. 제 능력껏 저 혼자살고싶어요.
어쩌면 좋죠? 학교에서 또 집에서 아무것도 할수없어요. 요즘은 (이혼후 엄마,
누나와 살고있음.) 엄마도 새벽 3시까지 일하시고, 누나도 대학생이라 밤늦게 들
어와서 거의 혼자 생활하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요. 저한테 잔소리 할 사람도 없
고, 학교 갔다가 와서 아무도 없는 깜깜한 집이 너무 좋아요. 혼자있어도 전혀 무
섭거나 외롭지 않고, 너무 즐거워요. 너무 자유스럽고요, 늦게라도 누나가 들어오
면 짜증이 나고 그때부턴 방에서만 행동해요.
그리고 요즘엔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3월달에 제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잡지에 찍
혔는데 그거보고 연락해준 여자아이. 이런 일 자랑 스러운거지만(?) 저를 보고 욕
할 사람들도 있다는게 짜증나서 사람들한테 알리지 않음.) 이 애 마져도 절 힘들
게 해요. 처음으로 제 마음을 진심으로 준 사랑하는 앤데, 어제는 헤어질뻔 했는
데 그애가 잡아줬어요. 헤어질뻔한 일도 싫어진것도 아닌데 괜히 상처받고 싶었어
요. 망가져보고 싶고, 그런데 그애 앞에선 제가 너무 여리고 착해져요. 그애 생각
만 하면 눈물이 나고 힘들어요. 그리고 그앤 집안도 좋은데 내가 너무 모자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공부가 손에 안잡혀요. 요즘은 반에서 중하위권이예요 중3까지도 모범생으로 통
하던 제가 친구들도 절 약간 다른 눈으로 보는것같기도 하고, 나쁜 짓은 안하지
만, 전 제가 봐도 반항아같고, 날나리 같기도 해요.
무서운 영화나 잔인한거 이런거 좋아하고, 싫은데도 즐기고, 자위할땐 일부러 변
태적인 행위로 죄의식느끼고, 정말 이상해요.
친구집에 놀러가서 가족끼리 화목한 분위기를 보면 부러워요. 용돈받는 모습도 너
무 부러워요. 예전부터 용돈 받아본적도 없어서. 매일 속여서 돈타가고 학교 급식
비 받으면서 욕먹고, 중학교땐 시험날인데도 찌라시 라는거 해서 돈벌고 지각하
고,.. 전 너무 불만이 많아요.. 다 포기하고 직업반으로 가고싶기도 하고.. 그런
데 주변 눈치가보여 제 맘대로 하지도 못하겠어요.
그냥 될되로 아무렇게나 빨리세월이 가서 죽고 다시 태어나서 다시 시작하고싶어
요. 제 성격이 패인이 되어가는 건가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말에 모순이 많고 뒤죽박죽인 점 이해해주세요
감정에 격해 쓴것이라서.. 지금 새벽 3시인데 엄마가 들어오셨어요. 오늘따라 그
런 엄마를 보니 맘이 아프네요... 정말 크게 소리질러보고 싶어요.
선생님 그럼 안녕히 계시구요. 저 기억해주세요. 가끔 글로 찾아뵐께요.
제가 3번째로 맘을 연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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