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10-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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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꾸 죽어버리겠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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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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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는 사귄지 4개월만에 몰래 동거를 하면서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는데요,
전 연애기간이 너무 짧아서 미처 남편의 모든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동거를 했다
는 후회가 점점 들더군요. 남편은 아버지가 10살때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형,
남동생 이렇게 네식구가 어렵게 살았어요. 고등학교때까진 남편이 너무 순하고
착해서 학교에서 선행상을 놓치지 않았대요.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던
남편이었는데, 어머니 혼자 버는 형편이다 보니 아주버님 한분만 대학원까지
가르치고 남은 두 아들은 고등학교만 간신히 졸업을 시켰다는군요. 너무 착하고
순했던 남편이 그때부터 조금씩 신경질적이 되어 갔대요.
제가 남편을 만났을때는 남편이 20대후반의 나이였으니 이미 성격이 많이 굳혀져
있었나봐요. 너무 세심하고 자상한 모습만 보고 결혼을 결심했던건데, 막상 살아
보니 남편은 성격이 너무 삐딱한 부분이 많았어요. 제가 몰래 동거하는 생활이
힘들어서 헤어지고 싶다고 해도 자기가 죽어버리겠다고 했고, 시어머니의 결
혼
반대와 저에 대한 미움으로 인해 남편에게 하소연하고 다두케 되면 식칼을 들어
자기 목에 대고 죽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전 너무 놀랐고 무서웠지요. 그런 모습
을 대여섯번정도 본 것 같습니다. 식칼을 들고 자살하려는 모습을요....
하지만, 제가 남편에게서 도망치려해도 남편은 제가 도망가도 자살하겠다, 제가
다른 남자와 사귀거나 결혼하면 그 남자는 죽여버리겠고 제 과거(자신과 살았던
일)는 폭로해버리겠다고 했죠.
평소에는 너무 애교도 많고 자상한 사람이었지만 자기의 잘못이나 식구들 허물을
얘기하면 눈빛이 무섭게 변하면서 항상 그런 식이었어요. 제일 양호할 때가 문
을
큰 소리가 나도록 닫고 나가서 밖에서 몇시간 있다가 들어오는 정도였구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저는 차마 정때문에, 그리고 두려움반으로 결혼을 하게 되
었고 결혼후에도 딱 한 번 그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편이 결혼후에도 전에 사
귀
던 여자의 사진과 편지들을 가지고 온 걸 본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마구 찢으면서
남편에게 화를 냈더니 알았다고, 정리하겠다고 하면 될 건데도 그저 어지러워 죽
겠다며 그만하라고만 소리치더군요. 남편은 제가 남편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절
대
미안하다는 말은 않고 그만하라며 듣기 싫어서 밖으로 나가거나 다른 방으로 가
서
문을 잠그고 안열어주거나 이런 식이었어요. 타협같은 건 힘들지요. 이렇게 말이
안통하는 사람과는... 아~ 암튼 그 여자들 사진과 편지 사건으로 크게 다퉜던 날
남편이 다시 식칼을 들었습니다. 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죽는 걸 말리지
않았어요. "죽어도 난 몰라. 대신 내가 안보이는 데서 죽어!" 했죠. 남편은 화장
실로 들어갔고 문을 잠궜습니다. 한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너무 두려웠어
요.
전 아주버님댁에 전화를 걸어서 신랑이 자살하려고 한다고 울며불며 하소연했고
당장 와달라고 부탁했지요. 아주버님이 왔을 때 남편이 문을 열었고 다행히 아무
상처도 없더군요. 그냥 화장실바닥에 쓰러져있었다고만 했습니다.
남편은 이처럼 자살을 하려고 한 뒤엔 제 풀에 지쳐서 몸을 못가누고 쓰러져서
한숨 자고 일어나곤 합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을 안본지 이제 1년쯤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제가 차라리 그때 이혼을 했어야 하는 건 아닌지 싶어서, 남편이 다시금 그런
자살시도를 하지는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여전히 남편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문을 쾅 닫고 다니고, 다른 방으로 가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제가 하는 소리에 무조건 화만 냅니다. 전혀 타협할 기
색
이 보이지 않아요. 자기가 잘못한 일에도 미안하다는 소리 한 번 않구요.
그리고, 이래도 죽겠다 저래도 죽겠다 해서 정말 제가 미칠 지경입니다. 돈 없는
데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굶을 테고...그건 자기가 담을 타거나 죽어야 한다는
소리라며 아이 가지는 것도 부담스럽게 하고 있구요, 제가 먼저 죽게 되면 따라
죽겠다, 제가 도망가면 죽겠다, 다른 남자 만나면 그 남자는 생매장시키고 자기
는 죽어버리겠다..뭐 이런 식입니다.
아무리 평소에 잘해주고, 사랑스러운 남편이지만, 빚도 많고, 지하에서 월세를
내고 살고, 시댁과 마찰도 심한 가운데 자주 죽어버리겠다는 소리까지 하는 남편
과 살다보니 제 마음이 불안할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전 아이가 너무 갖고 싶어서 내년쯤에 가질 생각인데, 이런 결혼생활은 끝까지
가지 못할까요? 아기는 포기하는게 좋을까요?
정말...힘들때가..눈물이 날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남편이 좀 좋아질 수는 없는
지, 아니면 이건 구제불능인지....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좀 알려주세요.
너무너무 고민이 되고,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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