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09-0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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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못 들어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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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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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죄송스럽게도 저는 구세대인지 E-MAIL이 없어서 답변을 안하실까봐
걱정이 됩니다.
저는 집에 들어가기가 무척 싫습니다. 가정 문제가 있는것은 아니고,
저의집 앞은 공터인데 애들이 야구나,축구나,농구를 하면서 놉니다.
물론 저도 중학교,고등학교에 다닐때는 공터가 있으면 공치기를 하며
놀았읍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애들이 노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듣기
싫읍니다. 특히 추석때,설날때는 불꽃놀이를 하면 식은땀을 흘려가며
참아야합니다. 사정상 이사도 못가겠고...
그 공터에서 다 큰 성인들이 애들처럼 똑같이 놀거나 아니면 아주
어린아이들이 놀면 신경이 않쓰입니다. 이유는 성인들은 놀아도 우리집에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고, 어린아이들은 저와 상대가 되지않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언제든지 쫓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나, 좀 큰 애들은 성인들처럼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을뿐더러,
혹시 덤비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저의 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해드려야겠군요.
저는 고등학교 다닐때 공부를 못 했으며, 불량학생도 아니었지만, 불량학생
처럼 행동할때도 있었고, 지나가는 동배의 학생들의 돈도 강탈해봤읍니다.
그러나 제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혹시 저 놈이 덤비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 이었읍니다. 특히 저보다 나이가 어린애들에게는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었읍니다. 이유는 저는 지금까지 누구와 육체적으로 싸워서 져
본 적이 없고, 고교시절이후에는 그런 육체적인 싸움을 한적이 없으며,
혹시, 지더라도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지면 챙피하지 않을 것이고,
한 살이라도 덜 먹은 녀석에게 지면 평생 못 있을 치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교시절이 지나고, 지금까지 저는 이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15년을 살아왔읍니다. 그러다 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한 살이라도)
사람에게는 보통 다른사람이 하듯이 행동하고,화도 내고,하는데 저 보다
나이가 적은 (한 살이라도)사람들 에게는 자유로이 행동하지 못 합니다.
왜냐구요? 저한테 덤비면 어쩝니까? 싸워서 지면 어쩝니까? 특히 중,고교
애들이면 더하구요. 저의 문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고교시절이면 혹시 애들이 덤비더라도 같이 붙어싸워서 패주면 되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있었읍니다. 싸워서 질까봐) 고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성인인데 제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니 그럴 수 도없고해서, 집 앞에서 노는
애들이 밤에도 공을치며 씨끄럽게하면 쫓아버리고싶은데, "애들아 가라!"
라고 했을때 "아저씨가 뭔데 가라고 하냐?"라고 하면서 덤비면, 쫓아나가
서 패줄 수 도 없고, 쫓아나가서 되려 당할 수도 있고해서 괴롭습니다.
성인같으면 밤에 씨끄럽게 안하죠? (물론 낮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저의 이런 MIND 때문에 고교 졸업 후 15년동안을 DATE도 제대로 못 했지
(애들있는 공원에는 절대 안가니까요.) 버스도 애들이 타고 있으면
다음차를 기다리죠. 지하철도 애들이 진을치고 있으면 다른칸으로 이동
하고 그런답니다. 군대는 특수수색대를 나와서 낙하산도 타고, 혹독한
유격훈련도 받고 했는데, 제대하고는 똑같아 지더라구요. 20대 하고싶은
것이 많은시절인데 , 저의 이런 MIND로 제대로 한 것이 없읍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급을 떠나서 나이가 어린녀석들에게는
행동을 함부로하지 않읍니다. 반말도 않합니다. 사회에서는 10년지기라고
내가 반말한다고, 한 두살 어린녀석들이 같이 친구하자고 할 까봐요.
특히 군대 안갔다 온 녀석들을 싫어하는데, 아주 사소한 TROUBLE이 생겨도
일주일정도는 머릿속에서 떠나지않고 STRESS로 남아있읍니다.심하게......
TROUBLE이 생기면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직급에 상관 없이)
싸울때는 싸우고, 협조할 때는 협조해서 업무를 풀어가는데, 나이어린
녀석들하고 TROUBLE이 생기면 가슴이 두군두군하고 다리가 후들후들합니다.
왜냐하면, 지면 않되니까요.
다른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일이지요. 보통사람들은 저와 반대일테니까요.
선생님께서는 저를 이해하시리라 믿고 긴 글을 올리오니,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젠 지겹워요. 너무오랫동안 등에 큰 짐을 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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