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01-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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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및 사회 부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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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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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2세된 직장 남성입니다.
직장생활은 5년 되었구요.
어릴때부터 밖에 나가 친구들과 노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늘 집에서 드러누워 있거나
책 보는 것으로 생활해 왔습니다. 종교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은데
친구들과 잘못 사귀면 나쁜 죄 짓게 된다는 이상한 신념으로 친구관계
맺기를 극도로 꺼렸습니다. 여자들도 집안 식구 빼놓고는 사탄 취급하구요.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라서 어머님의 극성(?)으로 반장직도 몇 번 해 봤는데
애들이 저를 지지한 이유는 꺼벙해서 다루기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은 재수를 통해 들어왔는데 원하던 곳이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안 했습니다.
그리고 재수해도 원하는 곳을 못 가자 제 생활은 극도로 게으르고 나태해졌습니다.
학점관리는 좀 해서 장학금 받고 대기업에 병역특례 연구직으로 들어갔지만
제 스스로 느끼기엔 제 실력이 벼락치기 식의 형편없다는 극심한 열등감 입니다.
정말 성실해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라고 해야 할까요..
중2때 부터 자위행위를 하게 되었는데 하루에도 여러차례 했습니다.
이런 것도 죄책감과 무기력, 자괴감에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늘 사람들 대하는 게 두렵고 회식자리가면 말 한 마디 안 할 정도입니다.
내가 능력이 모자라 회사에서 제대로 일다운 일도 못하면서 월급 받는다는게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다 몇 차례 연구테마를 그럭저럭 수행해 냈는데
그땐 거의 밤을 새도 피곤할 줄 모르고 지나치게 몰두했습니다. 재미도 있었구요.
하지만 계속 진행되지 못하고 사정상 자꾸 중단되게 되자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사람들 대하기가 또 두려워 지면서 혼자 기숙사 독방에 누워있기 일쑤
였습니다. 이런 생활이 몇 달 되다가 유학(부족한 실력을 만회할 생각에)을
꿈꾸면서 다시 일어나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회사일은 어느 수준까지만 하고..
그런데 공부하면서도 늘 붕 뜨는 느낌이 들고 자꾸 이것저것 과대망상(당시는
당연하게 생각함)하면서 일만 떠 벌렸습니다. 스터디 모임을 짜거나 이것저것
병행하는 식으로.그러다가 직장 상사한테 유학준비에 대해 한소리 듣고 나서
또다시 낙심되고 내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한없이 비관적이 되었습니다.
급기야 가끔씩 회사도 무단결근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활이 너무 기복이 심하니까
더구나 자꾸 반복되면서 저 자신도 죽음을 생각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니까 직장 상사분이 조심스럽게 신경정신과 얘기를 꺼내시면서 병가조치를 취해
주셨습니다. 병원 두 군데 모두 우울증, 순환기성 장애라는 판명이 나와 약물
치료중입니다. 3주째 되니까 살 의욕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치료받고 있는 병원에선 약물치료만 할뿐 대인관계에 관한 것은 잘 상담
안 해 줍니다. 스스로 case by case로 부딪쳐 가면서 배우는게 낫다고 하면서요.
전 결혼한지 1년 반 되었습니다. 아내는 5살 아래인데 다소 유복한 환경에서
별 어려움없이 커 나왔습니다. 만났을 당시부터 미국 향수병이 강했고 막내라
그런지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강합니다. 아내도 사람들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혼자 공부하는게 젤 편하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사회생활은 혼자서는
도저히 못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런 성격을 고쳤으면 합니다. 무단결근하며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게 병인줄 몰랐던 아내는 두번이나 이런 경우를 당해 지쳤
다며 친정에 가 버렸습니다. 저의 무능을 몰아붙이며 이혼도 강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병원에선 일단 그 문제는 접어 두라고 하지만 같이 살아본 바에 의하면
아내도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비슷한 생각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결혼하게 되었지만 저는 제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아내는 자신이
주관이 뚜렷하면 정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앞으로 결혼생활이 가능할
지 또한 제가 조울증이다 보니 제 자신의 참 자아가 뭔지 혼동스럽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이 길어 죄송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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