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03-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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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려는 동생이 걱정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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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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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동생 문제에 대해 상담드리고자 합니다. 26세의 남동생이고 고졸(인문),현재 무직
입니다.
올해 2월 초에 유서를 남기고 한달 정도 마음껏 지내다가 자살하겠다고 가출하였
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수소문하여 1주일 만에 찾았으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방
을 얻어서 여자 친구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가출 초기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돌
아다니다가 자살하기 위하여 여관에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였으나 여자 친구 덕
택에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동생을 찾은 이후 말로 설득하고 장문의 편지를 써보
기도 하였으나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편히 갖고 자신을 사랑하
는 마음을 갖도록 설득하며, 가끔 연락하고 만나서 상태만 관찰하였습니다. 그러
던 중 약 2주 전 새벽에 "형 미안해, 다음 세상에서 만나"하며 신음하는 동생의
전화가 와서 바로 찾아가 보니 술에 취한채 동맥을 끊은 상태였습니다.병원에서
응급조치하여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열흘 정도 뒤 자취방에
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자기 여자 친구를 겁탈하려 하였다고 친구를 심하게
구타하였습니다.당시(새벽) 상태가 심각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
치하여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잘 처리하였습니다. 이 것이 가출 후 현재 까지의 대
략적인 내용입니다.
<가출시 간략한 유서 내용>
형! 차하고 신용카드, 현금 내가 가지고 가. 부탁이니까 분실 신고하지마.모든 책
임을 벗으니 마음이 편해. 한 달 동안만 마음 편히 살고 싶어. 다음 세상에서 형
동생으로 태어나면 잘 할께..................
<가족 사항>
아버니: 17년전 (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위암으로 별세
어머니: 55세, 전업 주부, 기독교
큰형: 35세, 회사원, 대졸, 기혼(99년 말 결혼 후 분가하여 인천에서 생활)
작은형(최윤호): 31세, 회사원, 대졸, 미혼
본인 : 26세, 고졸, 무직, 미혼
검도 사범 약 1년,술집과 의류 판매 쪽에서 약 2년 정도 일을 하였으나 IMF로 실
직 후 현재까지 약 2년 정도 무직상태임.
** 여자친구 : 22세, 무직, 약 3년 교제
<성격>
외향성. 사교성과 언변이 좋음.고집이 아주 세어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항상 옳
다고 생각함. 폭력성이 강함. 따르는 후배들은 잘 키우나 선배들을 모시지는 못
함. 성에 대한 도덕심이 부족하고 여자 관계가 많았음.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
며, 취하면 이성을 통제하지 못함. 머리 회전이 빠른 편임.
<성장 배경>
아버님 별세후, 어머니가 어렵게 생계를 꾸리셔서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못하였
으나 자식들에 대한 배려와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셨음.동생은 중학교 때 까지
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고등학교(문제학생들이 많고 폭력적임) 진학 후 많은 탈선
이 시작되었음. 흡연, 음주 및 폭력 사건에 휘말려 심각한 상황에 놓인 적도 있
음. 두 형들이 내성적이고 나이 차이가 많이나서 살갑게 친구처럼 지내지는 못하
였고, 틀에 맞추어 보수적인 충고만을 하고 사춘기 시절의 혼란스럽던 그 마음을
이해하며 감싸주지 못하였음. 고등학교때는 채벌도 가끔하였으나 이에 굽히지 않
았음.
성적은 학교내에서 중상위권 이었으나 대학 진학에는 많이 부족하여서 대학입시
에 실패한 후 검도를 시작하였음.약 1년정도 수련 후 사범일을 하였으나 중도에
포기하고 의류 판매 및 술집(룸살롱)에서 일하였음. 돈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되
며 능력이상으로 소비하였음. 본인이 수입이 있을 당시에도 경제적으로 많이 어머
니에게 의지하였으며, 어머니 또한 이를 처리하여 주셨음.
성취 욕구가 크며 단계를 밟지않고 한번에 크게 돈을 벌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
며, 실직 후 진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많이 방황하였음. 형들이 진로에 대
한 많은 충고를 하였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음. 본인은 의류 또는 술장사를 직
접 하고 싶어하였으나 집안에서 반대하였고 경제적 능력또한 이를 지원해줄 수 있
는 상황은 못됨.물론 무리하여 빚을 내거나 집을 파는 방법도 있겠으나 신뢰가 부
족하고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음.
최근 들어 작년 말에 제가 사고를 당하여 병원에 있을 때 약 2개월 정도 동생의
도움이 많았으며, 병간호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음.
이 때 동생의 진로에 대해서도 많이 상의하였으며, 동생 또한 긍정적으로 반응하
였음. 다시 직장생활을 하여 1~2년 정도 저축을 하면 그때 부족한 돈을 형들이 도
와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 주겠다고 하였음. 퇴원 후 동생 도움없이 움직
일 수 있게 되었을 때 쯤, 동생은 취직을 위하여 여러 군데 알아 보고 있는 것 같
았음. 그러던 중 무심결에 나온 어머니의 한마디에 본인은 심각한 상처를 받고,
다 포기해 버리고 전 보다 더 상황이 안 좋아졌음. 동생이 차를 잠시 쓰겠다고 하
여 허락하였는데 어머니가 옆에서 그 말을 듣고 "가짠은 놈 지가 무슨 차를 쓴
데!"하는 말씀을 무심결에 흘렸습니다. 이 후 동생이 가출을 하고 현재 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세세한 내용들이 많이 있으나 조리있게 다 정리하기가 어렵군요.
<형이 본 관찰 내용>
어머니가 병약하시어 동생이 자살 및 자해 하려했던 사실은 숨기고 있습니다.형
또한 결혼한지 얼마 안됐고 지금 까지 가족들을 위해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 번일에 대해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혼자서 동생을 이끌어 보
려 하니 쉽지가 않군요.
가출 후 몇 건의 문제들을 처리하여 주었고 그것에 대해 나무라거나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지는 않았습니다. 적절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되기도 하네요.
초기에는 일단 동생을 찾아서 안심을 하고 집 밖에서 지내게 하면서 어느 정도 시
간이 지나면 안정이 될 것이고 그때 어떻게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었으나 이렇게 계속해서 일이 생기다 보니 그냥 놔두기만 한단고 될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어
쩌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동생은 심한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런 의욕도 안보이고요.
한편, 직접 요구하지는 않으나 장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지 않는 것에 큰 불만
을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집에서 돈을 주어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어떤 사람은 당장 큰 돈을 벌기도 하였다는 말을 한 번씩 흘리기
도 합니다. 두서 없이 여러 말씀을 드린 것 같군요. 보시는 것처럼 저도 논리성
이 부족하다보니 동생에게 설득력 있고 조리있게 이야기 해주지 못해서 답답합니
다.
<충고해주세요>
제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들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또 어떻게 동생을
도와야할 지 적합한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가출 초기에 동생을 찾았을때 정신과
치료를 받게할까도 생각했으나, 일단 본인이 따르지 않을 것이고 더 부정적인 반
응을 보일까 염려되어 포기했습니다.
동생의 상황 과 생각 그리고 이러한 경우들에 대한 저의 이해나 지식이 너무 부족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비슷한 사례들을 배워야된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 많은 충고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제 동생과 같은 유형의 경우 향후 어떻게 그 행태가 진행될 수 있는 지와 비슷한
사례들을 알려 주시기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어떤식으로 동생을 대하고 도와야할
지요?
빠른 회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 윤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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