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05-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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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과 도벽, 또 여러 이유로.. 전생요법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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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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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드렸는데.. 혹시 선생님의 계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
게 다시 글을 올립니다.
저는 26세의 여성입니다.
석사를 99년도에 졸업하고 나서, 곧바로 유학 준비에 들어 갔었는데.. 잘 되지 않
았습니다.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더기로 reject를 먹고나서.. 조금은 힘든 시간을 가
졌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유학을 목표로 하고는 있으나.. 공부에 집중을 잘 못하고 있어요.
전공은 물리학인데, 책을 통해서 읽었던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전공을 택하실 때
가지셨던 신념이랄까.. 그런 것이 제가 지금의 전공을 택할 때 가졌던 신념과 크
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반가움을 느꼈었습니다.
저 역시 진리를 찾는 학문,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가변성이 없는 절대적이고 완
전한 진리추구에 제 일생을 바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전공에 대한 후회를 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아무튼,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나서(사실 꽤 뛰어난 성적으
로 졸업은 했습니다만.. 이상하게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학점이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석박사 과정에 입학을 하였는데, 그 곳에 대한 강한 거부감
과 열등감, 그에 따른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 때문에 석사 생
활, 그리고 랩생활이 즐겁지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여기 머물고 있습니
다.)
석사 2학년 때 쯤엔.. 룸메이트 언니의 권유로 학내 교회에 조금 다녀보기도 했었
습니다. 아마도 힘든 석사생활에 위안이 될만한 것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
다.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고, 성경 구절에 전율을 느끼기
도 했었지만... 그 속에서 차츰 일어나는 의구심, 음.. 어딘가 공평하지 못한 느
낌, 그리고 편협함, 또 교회사람들과 마주할 때 반갑게 맞이하는 그들에 비해, 나
스스로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인지.. 그들과의 관계가 너무나 가식적으로 느껴져
서.. 이런 여러 이유로, 채 2달도 안되어, 교회다니는 걸 중단하였습니다.
스스로는 자포자기한 기분으로, 무신론자 역시 신이 만든 거라면, "나는 그 역할
을 충실히 하겠다"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또는, 석사과정동안 제가 해왔던 일
과 같이, 어떤 설정된 초기조건 하에서 개인을 위치시키고, 그 반응을 살펴보는
거라면, 그의 기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확실하게 신을 부정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저역시 가위눌림 현상
이 상당히 자주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무기력하게.. 신을 찾고 있는 저를 발견
하고... 또 그렇게 맘속으로 "하나님,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할 때마다 가위눌림
이 더욱더 심해지는(목이 더 조여오는) 현상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선생님의 책을 읽고 많은 공감을 가졌습니다. 믿으시기 힘들겠지
만,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주와 삶과 죽음에 관한 생각에 이를 때마다 가슴이 미
어오는 듯한 공허감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했던 제게 "어쩌면 저것이 진리이겠
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스터들의 메세지에는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
지만) 편협함이 없었고.. 그와 동시에 타협이라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내 영혼이) 이번 생에서 배워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하는 생각을 찬찬히 해봤습니다. 지금 현재 제게는 가장 큰 문제
가 되고 있는 학업부진과 무기력의 원인을 생각해보면서, 그동안 큰 노력없이 큰
성과를 이룬 데 대한 보상처럼, 그러한 시기에 부족했던 성실함을 뒤늦게 익히게
하려는 것이 신의 의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었던 공명심과, 자만 또한 떠올랐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베품"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부끄러워하면서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과도 연관이 됩니다만, 저
는 언젠가부터, 금전적으로 너무나 인색한 인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집을 떠나
저 스스로 생활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궁색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 아무튼 대학 3학년 시절 쯤부터 이런 현상이 서서히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어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그렇게 지출이 아까울 수 없었고.. 또 어떻게 돈을 들
이지 않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표면화되어
나타난 것은 석사에 들어와서 부터였습니다.(교회를 그만 두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소소한 물건에 대한 도벽이었습니다. 사실 물건을 훔친다는 것은 너무
나도 쉬웠습니다. 그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고 돌아올 때면, 물론 죄책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생리할 때 여자들에게서 흔히 있는 일이다.. 남
들은 더 나쁜 짓도 한다.. 는 생각을 애써 끌어내면서.. 터무니없이 정당화하려
고 했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스스로 심각성을 깨닫고 저 자신을 제어해왔기 때문에, 작년 11월
정도 부터 현재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제 마음에
는 그 증상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음.. 저 정도는 슬쩍 할 수 있겠는데.. 아,
안되지" 이런 식입니다. 정말 이런 마음의 싹을 완전히 잘라내고 싶습니다.
메일이 너무 길어지고 있는데요.. 이제 제 마지막 문제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 마음을 다듬어보려고, 좀더 플라토닉한 방향으로 생
각을 해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음.. 그 마지막 문제는 아직 제게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한번
도 애인이라고 할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 주위의 많은 여자친구나 선후배를
보면,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어서 커플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제게 가끔씩, 정말 가끔씩(^^) 고백을 해오는 경우에
도, 제 쪽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왔고 또 하고 있
어요. 저역시 그분처럼, 제 운명의 상대가 있고, 그 상대(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에 나오는 것처럼, 서로에게 100 %가 되는 상대)와는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조금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의 연애담을 들어
도, 그렇게 부럽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하게 될 사랑
은 더 고귀하고, 완전한 사랑일 거니까.. 하는 역시 터무니없는 자만심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한번도 남성에게서 사랑을 느끼지 못했
다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두 명의 남성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을 해
본 적이 있지만, 번번히 거절을 당하고 말았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 자존심이
손상되었다는 생각 때문인지, 상대에 대한 더이상의 미련은 없었습니다. 사실, 오
히려 싫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내 운명의 상대는 다른 곳에 있을
꺼야..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변명처럼 하는 말이지만, 제 용모가 크게 모났다거나 이성에게 거부감을 준
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게 이것과 관련된 또 하나
의 문제는 ... 여자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외
모상 남성적인 분위기를 많이 풍긴다거나, 우락부락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여자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동급생들이 저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곤 했었는데, 그때는 그런 시선들
이 약간의 부담이 되는 점도 있었지만, 그다지 싫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와 대학원을 와서도.. 그런 여자친구나 선후배가 가끔씩 있었지만 심각한 것은 아
니었구요. 어쩌면 제 쪽에서 대부분 무시를 하면서 넘겼었는데, 고3 시절.. 저 역
시 같은 반 여학생에게 우정과는 약간은 다른 감정을 느꼈었습니다. 저는 이성이
든 동성이든 누군가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면, 저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을 만큼
열중하게 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 제 마음을 고백했고 오히려 관계가 더 어색해
졌지만, 졸업후에야 그 친구역시 저를 특별하게 생각해 왔다는 걸 알았고, 그 이
후 지금까지, 서로가 떨어져 살게 된 이유로 한번도 친한 사이였던 적이 없으면서
도, 연락을 자주하는 것 역시 아니면서도.. 몇 달만에 한번 연락할 때마다.. 정
말 그 친구에게서 큰 신뢰와 사랑을 느끼고 있습니다.
소울메이트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제가 처음 생각난 사람이기도 합니다.
아, 선생님, 제가 너무 긴 글을 쓰고 있는데.. 이까지 읽어주셨다면 그것만으로
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 제 하소연을 한바탕 늘어놓은 듯하여, 참 죄송한 생각이 드는데요.
제 문제를 조금 정리하자면,
1. 가위눌림
2. 도벽성향
3. 학습에 대한 무기력과 다시 실패할 것에 대한 불안감
4. 운명의 상대에 대한 궁금증 또 동성의 친구라고 생각되는 소울메이트에 대한
궁금증
이렇습니다.
제가 지금 현실 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큰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저도 그점 때문에 선생님께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
실까봐 걱정이 되는데요..
그렇지만, 저처럼 선생님께 문의해왔던 많은 사람들처럼 저역시 전생에 대한 궁금
증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런 치료를 받고 나면, 제 삶이 너무나 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가능하다면, 많은 기다림이 있겠지만, 선생님께 직접 치료를 받고 싶고,
그것이 힘든 일이라면, 선생님의 책에 수록되었던 테잎만이라도 구할 수 있었으
면 합니다.
아니면, 짧은 답변이라도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그럼, 바쁘신 선생님을 제가 너무 오래 붙들고 있어서.. 너무나 죄송하구요.
많은 어려움이 있으시겠지만, 그렇게 투쟁하는 가운데서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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