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09-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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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라질거라는 공포레 쌓여있는 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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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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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살된 제 딸아이(연우)가 언제부터인가 가까운 사람이 밖에 나가는 걸 참지
못하는 경우인데 너무 증세가 심하여 설득이 안되는 상태입니다.예를 들면 가족들
이 모두 있어도 엄마인 제가 동생을 데리고 잠깐 복도에만 나가도 아주 공포스러
워하며 울면서 밖으로 뛰쳐나옵니다. 왜그러니? 엄마는 여기 복도에서 걷기만 하
는데? 라고 물으면 금새 울음을 그치고 엄마가 사라져버린줄 알았어요 라고 대답
합니다. 어제는 가족들이 다 차안에 있고 애아빠가 잠깐 뭘 사러 슈퍼에 에 빨리
아빠를 찾으러 가야 한다며 우는데 너무 공포에 사로잡혀 있어 곧 오실거라고 해
도 말을 듣지 않고 무작정 밖으로 나가려다 못나가게 했더니 밖을 향해 소리를 지
르는겁니다. "우리 아빠 좀 찾아주세요"라고 외치면서요. 아기스포츠단에 다니던
것도 그만두었고 어디에도 가려하지 않습니다. 집 가까운 미술학원이나 어린이집
도 안가겠다고 하여 집에만 있는데 비오는날이면 제가 퇴근할때까지 울고 있습니
다. 이모와 언니 , 동생이 같이 있어도 "엄마가 비바람에 날아가 버렸나보다"고
운답니다. 물론 전혀 설득이 안되구요. 처음엔 애정결핍이나 관심끌기 작전이라
생각하고 더 많이 애정을 쏟아주면 나아지리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증세가 더 심해
지는 상황입니다. 연우는 세살까지 외갓집에 살았었는데 그 이후로도 외갓집을 너
무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방학이면 외갓집에 보내곤 했는데 작년여름에 외갓집에
있을때 연우를 가장 이뻐해 주시던 외할아버지가 집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
가시던걸 목격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올 초까지는 별 증세가 없어 그 사건으
로 인한 충격은 별로 없었고 그 때 별로 슬퍼하지도 않길래 죽음이 무엇인지 아
직 모르나보다 했습니다. 그 때 일때문이라고 보기에는 그 사건 이후로 많이 밝
고 명랑하게 지냈는데 이제야 거의 정상적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는게 너무 이상하고 슬픕니다. 잠자기전에는 제가 꼭 동화책을 읽어주고 사랑
한다고 말하는데 그러면 연우가 말합니다. 엄마 죽으면 안돼, 죽지마 라고요.
그냥 놀다가도 제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면 엄마 죽지 마세요, 울며 말하죠.
거실에서 놀면서도 안방에 있는 저를 5분마다 확인을 합니다. 물론 화장실에 앉
아 있어도 문을 열어보고 제가 있다는 걸 확인해야 다시 놀이를 합니다. 저는 그
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마음은 답답하고 원인이 뭔지도
모르겠구요. 소아정신치료를 받으면 다시 예전의 밝고 환한 말썽꾸러기로 돌아갈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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