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04-1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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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두통을 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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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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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부터 본격적인 강박증 환자 생활을 하고 있는 26세의 회사원입니다. "본격적인"이라는 표현은 추후의 회상과 반성으로 볼 때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제게 강박적인 성향이 짙게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제가 앓고 있는 증상들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난독증, 반복확인, 불면증, 강박적 지연, 불안장애, 조울증 등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다양한 증상들의 근원은 어떻게든 서로 맞닿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팩실과 프로작, 그리고 세로자트를 번갈아가며 약 1년 반 정도 복용하다가 요즘에는 먹지 않고 있습니다. 제게는 약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렇다고 영원히 약은 먹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의 상태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복용해볼 생각입니다.
각설하고, 제가 이렇게 조언을 부탁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유별나고 특이한 두통때문입니다. 사실 "두통"이라는 범주로 일반화해서 부를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물론 강박증 환자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만성적인 두통이나 일시적이고 강렬한 편두통을 느끼고는 있지만, 지금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그런 것들과는 다른 성질의 두통입니다. 이 증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여러번 말로 설명해보려고 했지만 정확한 묘사가 힘들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 같은 강박증 환자들까지도 - 제대로 이해를 못 하더군요.
작은 구슬 같기도 하고 구슬 크기만큼 굵은 실 같은 게 하루 종일 머리 속을 휘젓고 다녀요. 나선 모양으로 밑에서 위로 혹은 위에로 아래로 왔다갔다 하는가 하면 어린 아이들이 도화지에 낙서해 놓은 형상을 알 수 없는 크레파스칠처럼 기하학적인 무늬를 그리며 사정없이 돌아다녀요. 지금까지는 꾸역꾸역 참아보기도 하고 그 움직임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머리 속을 내맡겨 보기도 하면서 버텨왔지만, 이젠 정말 힘들군요.
제 생각엔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일종의 "히스테리"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히스테리든 다른 무엇이든 간에 이번에 그것의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보고 싶어요. 정확한 기술 용어는 모르겠는데 혹시 뇌파 촬영이나 뇌영상 촬영기법 등에 의한 진찰이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신경 내과 쪽의 다른 기술을 이용한 진단을 해보는게 좋을까요? 병원을 찾기 전에 전문의의 대강적인 예상과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간단한 의견이라도 꼭 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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