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02-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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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인데요 가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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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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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인데요. 고등학교다닐때 공부도 1,2등하고 대학도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약대에 다녔어요. 그런데 갑자기 얘가 약학공부가 하기 싫다는 거예요. 2학년 말
부터 부모님은 말렸어요. 어떻게든 돌려볼려고 억지로 다니게 했어요. 그렇게 1년
반을 억지로 다녔는데 자기 혼자 고민이 말이 아니었나봅니다. 저도 막 소리를 쳐
가며 닥달했습니다.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3학기 내내 학사경고를 받았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보다못해 휴학을 시켰읍니다.
한번은 동생이 그러더군요. 왜 자기가 힘들어하는거 이해하지 못하냐고요. 아버지
가 데려다 놓고 많이 얘기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얘가 하는 말이 아
버지가 하도 공부하라고 해서 도서관에서 억지로 공부를 하다가 너무 한스러워서
운동장에 있는 나무를 붙들고 펑펑 울고 있는데 운동장으로 빛이 떨어지는 걸 봤
다고 했습니다. 한 6개월 됐는데 휴학하기 바로 전인가봅니다.
자기 안에 딴 사람이 있다거나 하는 얘기를 안 했어요.
그리고 고기를 좋아하던 애가 명상을 한다면서 고기도 안 먹고 채식을 했습니다.
지금 그렇게 휴학을 한지 1학기가 되었는데 갑자기 자기가 공부를 하겠다고 해서
복학을 시켜줬읍니다. 요번 개강일이 되면 학교를 나가기로 하고 숙소까지 결정을
했는데(여기는 대전이라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려면 숙소를 정해야합니다.)
갑자기 딴 사람이 되어, 목소리가 차분하고, 말투도 약간 변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무슨소용이냐고 대학나오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고 자기는 큰 일
을 할꺼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어제 집을 나갔습니다. 전화가 왔는데 자기가 만나려고 하는 사람은 남
자무당인데 자기눈으로는 성인이라고 했습니다. 근처에 있는 산이라고요. 절에 있
다고요.
몇일전부터 증상이 심해졌는데 집을 나갈줄은 몰랐습니다.
몇일 전 아버지가 얘기를 할 심상으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전주에 있는 절에 갔는
데 한참을 멍하니 길위해 서서 그러더랍니다. 이 절은 기가 좋으니 흠뻑 마시고
가라고요.
편지를 남겼는데 잘 쓰지 않는 말투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큰일 할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빛의 소리를 들으면서 행동을 행
한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자기를 찾을 꺼라는 생각을 했는지 산이라고, 절이라
고만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떻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제 동생이 아닙니다. 아닌 것 같았습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 눈을 바짝 뜨고 멍하니 있었던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제가
무서워서 뚝 치면서 "뭐해?" 그랬더니, "생각해!"라고 하는 겁니다.
어머니는 식음전폐하시고 누우셨고 아버지는 잘 못드시는 술을 계속 드십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지금은 찾을 길도 없습니다.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찾을 수
도 있겠지만 또 나갈겁니다. 편지에도 그렇게 썻어요. 억지로 가두어 놓으려 한다
면 우리는 서서히 죽습니다. 라고요.
돌릴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부모님에 대한 적대감이 대단합니다.
어려서 부터 너무나 엄격하셨던 부모님이라 저도 제 마음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으며 잘 지냈는데..
동생은 저보다 더 강한 줄 알고 있었습니다.
동생을 찾는 것도 급하고 치료하는 것도 급합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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