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1-03-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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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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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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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사님,
저는 37살이 되는 남성이고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어려서 부터 감수성이 예민하여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려서 공상
을 즐겨하였고 폐쇠된 나만의 공간을 상상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곤 하였습니다.
3형제중 차남인 저는 군생활을 오래하신 아버님과 고집(?)이 뚜렸한
기독교 광신도인 어머님 사이에서 자랐는데 8세때 부터 아버님으로 부터 매가 아
닌 구타를 자주 겪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조그마한 실수를 해도 허리벨트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때로는 형제간의 의리 때문에 모든것을 제가 뒤집어 쓰고 구타를
당했기 때문에 형과 동생은 폭행에서 피해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는 길이 마치 소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모든 행동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엔 나혼자인것 같고 어린 나이에 죽고 싶은 생각만 들만큼 아버님의 과격한
성격때문에 진정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과연 타고난 성격이 내성적이었는지 아니면 그러한 환경때문인지도
분간이 안갑니다.
당연히 학업성적이 좋을리 없고 저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것 같았습니다.
3학년때 혁대로 맞아 피부가 찢기어 졌는데 아직도 크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엄한 아버지는 아니라고 느낄만큼 가끔의 부성애가
잠시나마 저에겐 위로가 되었습니다.
벨트고리에 찢어진 상처에 당신의 침과 고약을 발라주시던 모습을
보면서 감격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잘못된 치료로, 고약 때문에
오히려 상처가 더 곪아서 더 큰 상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것 조차
도 저에겐 커다란 위안이 되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자폐증을 겪은것 같고 증상이 심하여 나의 모든 물건이 내몸처럼 느
껴져서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상실감과 비탄에 빠져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곤 하였
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 없이 혼자로 지낸 적이 많았습니다.
몇몇 부분에 집중력도 강하여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배우지도 않은 피아노를 능숙
하게 쳐서 주위를 놀라게 하곤 하였습니다.
중고등 시절은 몇번의 가출과 자살소동, 비행으로 부모님 마음을 상하게 하였지
만 가족중 어느 누구도 제 정신건강 상태는 관심을 가지질 않았습니다. 그 당시
만 해도 먹고사는게 바쁜 시절이었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누구보다도 과묵한 학생이었기에 중고등시절에 주위로 부
터 관심은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아무에게도 이러한 아동기의 상처를 말한적이 없습니다.
대입시험에 실패하여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서 만난 이사장 딸과 반대를 부릅쓰고
약혼을 하여 프랑스로 동반 유학을 떠났습니다. 노력 보다는 운이 좋아서 일류 대
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10년을 채류하였지요.
미대를 졸업하고 패션을 공부하여 취업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내성적 성격(겉으론 쾌활함)때문에 다른 사람의 과오를 제가
안고 책임을 졌고 서양사람들과 경쟁하면서 또다른 대인공포증을 알게 되었습니
다. 아직도 가능하면 외출을 안하고 사람들과 마주치는걸 피합니다.
어머님은 아직도 제가 무었을 공부하였는지 매번 물어보실 만큼 관심이 없으신
듯 합니다. (오직 주님 오실 날만 기다리십니다)
귀국후 결혼식을 올렸으나 얼마후 이혼을 하였고 다니던 직장생활도 포기하고 현
재까지 조그마한 자영업을 하면서 근근히 살고 있습니다. 큰 거래가 들어와도 소
극적 태도 때문에 매번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결혼생활 중에 상대에게 물리적
인 폭행은 안하였지만 괘팍한 성격 때문에 상처를 많이 주었습니다.
현재는 혼자 살고 있지만 부모님과 같이 생활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겠고 외로움
과 소외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의 공격적인 성격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고쳐 보려고도 하지만 이성보다는
정신적 좌절감이 더욱 큽니다.
이제는 한 남자로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오히려 그분을 위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결코 그런방법이 제 스스로를 바꿔주지는 못했습니다.
아버님은 말씀은 안하시지만 부모님께 불만이 많으신 분으로 전쟁당시 단신으로
탈북하여 어렵게 자립하신 분입니다.
인생의 부정적인 부분만 보게 되고 현실에 대한 불안감으로 집중을 못하고 언제
나 정신이 산만합니다.
술과 연애와 게임을 하면 현실을 잊을수 있기에 열심히 해보지만
이내 질리곤 합니다.
PC방 어린 학생들 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 또다른
좌절감을 느끼면서 매번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유희들을 찾곤 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여성호르몬이 왕성해져서 인지 이기적 사랑을 하여 심리적
안정을 꾀하기 보다는 상대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그래서 더 힘
들구요.
현실을 피하기 위해 역학과 카발라등 외국의 신비주의 고서들도 공부하면서 정신
과 영혼의 균형을 잡기위해 애써 봤지만 현실적 균형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깊은 명상을 통하여 모든 이치와 창조의 사랑을 느껴 보기도 하였지만 그러한 행
복한 수행 조차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불안정합니다.
카르마에 의해 이런 환경을 선택하여 태어났고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만 심기가 분안해 질때면 스스로 조차도 지탱하기가 힘이 듭니다.
어려서 겪은 사랑하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폭행에서 느낀 모멸감과 수치심, 자괴감
은 마치 지독한 고문 후에 생기는 후유증과 같다고 느껴 집니다.
진실된 삶의 의미를 찾아보려고 방황하던중 만났던 매춘녀와 사랑을 하게 되었고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에 대해 동정과 자위를 하면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그녀
를 위해 모든것을 희생할 생각이었지만 결국 인간의 모든 행위는 동물적 생명보
존 수단인 이기적 발상의 결과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고 그녀의 이기심으로 부터
내 자신을 방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이기심에 희생되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 것을 알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자신이 가증스럽기 까지 합니
다.
매일 인생을 즐겁고 건설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제 증상은 무엇이고 치료는 가능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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