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99-08-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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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통한 모멸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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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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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과의 친했던 친구와 다툼이 있었습니다. 철이 든 이후, 여자친구들과는 다
툰 적이 꼭 두번 있는데(그 이외엔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않는 편이고, 그러다 잊
어버리곤 하거나, 웃으며 해결하는 경우였지요.) 두번 다 같은 친구와 다퉜습니
다.
사실 1학년때부터 친했던 친구도 아니고, 지난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친해졌는데,
깊은 이야기들을 하는 친구였고, 그래서 편하게 생각했고, 가끔 친구에게 실수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직접적으로 그 친구에 대한 실수라기 보단, 술을 먹거나 했
을 때의 부끄러운 모습들..치명적인 제 비밀들..등) 저는 누군가와 불편한 관계
에 있는 것을 못견디고, 그래서 사과를 잘하는 편입니다.(가끔은 진심이 아니어
도..)
다툰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사건 일주일 전쯤에 제가 술을 먹고 같
은 패턴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것이 자꾸 쌓이다보니 부끄러워 그 친구에
게 연락도 못하고 있었지요.(그 친구는 저와는 성격이 다르게 활발하고, 야무지
고, 다소 현실적인 친구입니다.) 그러다 다른 친구의 생일파티의 연락을 그친구
가 맡았는데 가장 친한 제게만 연락이 오지 않았지요. 그날의 부끄러움 때문에 계
속 마음이 불편했던 저는 자격지심인지(그친구는 깜빡 잊었다고, 연락했는 줄 알
았다고 설명했지요.) 심한 소외감을 느꼈고, 그날의 일때문인가 싶어 그 친구에
게 심하게 화를 냈습니다.(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편입니다.) 친구의 미안하
다는 사과도 받지 않고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러고 나니 마음이 불편해져
몇시간 후, 아까는 미안했다는 전화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지독한 모멸감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는 제가 자신을 무시한다며 화를 내고 전활 끊었고, 그날 밤 전 고민고민하다 다
시 전화를 해서 진심으로 사과를 했지요. 그런데 제가 꼭 자기한테만 화를 낸 것
이 자기에 대한 무시가 아니냐며 저랑은 할말이 없다고 전활 또 끊더군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제 사정을 녹음도 해보고 했는데 전화도 끊어놓고,
아예 저를 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녹음도 못하게 전화를 끊어 놓은 것도 아니고, 전화를 하면 아예 받기도
전에 끊고, 끊고 를 반복하더군요. 울면서 다시 전화를 하기가 몇번(오기도 생겼
고,그정도로 심한 일이었나 화가 나서 계속 했습니다.).. 이번엔 핸드폰은 켜놓
은 채 누군가와 깔깔거리며 통화를 하고 있는 내용을 제가 그대로 듣게 해놓았더
군요.
그 친구가 아니라도 친구는 있지만, 앞으로 학교에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
고 이 모멸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누구에게도 이런 대접을 받아
본 적 없고..더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건 그정도 일로 제게 이렇게 함부로 대할
만큼 제가 그아이에게 별것아닌 존재였나 싶은 자괴감입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리실지도 모르지만, 제게 이 사건이 어떤 충격을 남기지나 않
을까 염려스럽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지혜로운 대처방식을 가르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쁘신데 이런 사소한 일로 (물론 제겐 그렇지 않지
만) 상담 드리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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