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0-08-19 18:10
|
제 짐을 풀어 놓습니다.
|
 |
 조회 : 2,905
|
안녕하세요? 김영우 선생님. 일전에 두 번 뵌 적이 있습니다.
8월에 뵜을 때는 청주에 있는 병원을 소개해 주셨지요. 그 곳은 지금 의약 분업
중이라 환자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 사랑이 많으신 부모님 아래서 중산층 생활을 해왔고 가끔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을 만큼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지나치게 예민하고 소심하며 사람들 대하기를
어려워 하고 삶에 대해 부정적인 경향이 있고 현실에 대한, 삶에 대한 애착이 없
습니다.
특히 작년에 어떤 분을 만나면서부터 1년 동안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
다.
이성이었고 처음 본 순간 반가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매일
만나던 사람을 본 것 같은 친근함-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말하지 않아도 마치
그 사람에 대해서 모든 걸 알 수 있을 듯한 강하고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날 밤부터 잠을 이루기 힘들었고 이유 없이 몸이 아팠습니다. 그 분도 처음 만
난 사람답지 않게 절 아주 잘 아는듯이 대했고 제 주위를 맴돌며 늘 저에게 지나
치리 만큼 열정적으로 깊은 관심과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그는 유부남이었습니
다. 그는 성실하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인정 받고 있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
람이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이유 없이 "불륜"이라는 말에 깊은 반감이 있었습
니다. 주위에 그런 일이 없는 데도 그 누구도 "불륜"을 저지르면 이해 받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조심해야 했고 몇 번을 만나도 몇 번을 얘기해도 가슴 속의 깊은 얘기를 나
눌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힘들다고 얘기 했고, 힘들어 했고 저는 주위의
이목이 신경 쓰여 그의 맘을 알면서도 못알아 듣는 척 그를 대했습니다.
그러다 주위 사람들이 눈치를 채게 됐고 강한 반발을 해왔으며 전 사정을 모르는
그에게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그와 헤어 져야 했습니다.
헤어진 직후 그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많이 울면서 찬송가를 불렀는데
그가 저에게 했던 이해할 수 없었던 말들이 갑자기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었는데 "전생"이라는
개념을 받아 들이면서 그가 했던 얘기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는 제가 모르는 저에 대해서,잘 모르는 일에 대해서 가끔씩 슬쩍 얘기를 했었
고 언젠가는 뒤에서 전혀 다른 이름으로 몇 번 저를 불러 보기도 했습니다.
(상담자가 선생님이므로 이런 얘기를 올려 봅니다.)
1년을 만남 없이 가끔씩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많이 참고 지냈고 많이 고통스러
웠습니다. 어느새 그는 제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고 용기가 없어 차마 물어 보지
도 못한 궁금함을 남겨둔 채 오늘 슬픈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는 만날 수 없다며
잊으라고 했습니다.
그를 만난 날부터 원하든 원치 않든, 굉장한 몰입을 했습니다. 이성이 마비된 듯
했고 허전함을 달래려 굉장한 폭식을 했습니다. 1년이 그렇게 지났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굉장히 지쳐 있습니다.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가득하고 현실을 이해하
기도 받아 들이기도 힘겹습니다. 비가 쏟아 지던 오늘, 그와 통화가 끝난 뒤 저
도 모르게 무서운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 들여야 할지 모
르겠습니다.
최면 유도 테이프를 혼자서 여러번 들어 보았지만 생각이 많아서인지 몰입이 되
지 않습니다. 답답합니다.
|
|
의료상담모음
U.S
